[현장+]26년 전 위기 딛고 국내 최초 전기차 공장 짓는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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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내 최초의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을 바라보는 기아 직원들의 눈에는 감격이 차올랐다.
26년 전 10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었던 기아는 그대로 쓰러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완성차 회사들 간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기아는 이미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오토랜드 화성에 세워질 전기차 신공장은 기아 미래 전략의 핵심인 PBV(목적기반모빌리티)를 생산하는 세계 첫 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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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내 최초의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을 바라보는 기아 직원들의 눈에는 감격이 차올랐다. 특히 1990년대에 입사해 기아에서 청춘을 보낸 직원들의 감회는 남달랐다고 한다. 26년 전 10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었던 기아는 그대로 쓰러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회사가 어려워지자 직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1인당 200만원씩 돈을 모았고, 무이자 할부로 구매한 사원용 자동차 대금의 일시불 납부, 상여금 반납을 비롯해 조합비 20억원을 회사에 지원하는 등 기아를 살리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차범근 감독과 최진실 배우 등 유명 인사들이 출연료를 받지 않고 광고에 출연했고, 60여개 시민단체가 자발적으로 '기아 살리기 범국민운동연합'을 결성하는 이례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하지만 결국 부도를 막지는 못했다. 3000명 이상의 직원이 한꺼번에 회사를 떠났고, 남은 이들도 적금을 깨고 주변에 돈을 빌려가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기아는 현대자동차에 인수되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기아는 인수 1년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22개월만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이후 기아는 '디자인'이라는 날개를 달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2005년 당시 사장으로 취임한 정의선 회장의 '디자인 경영'이 주효했다. 기아는 당시 유럽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불리던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했다. 기아 고유의 패밀리룩이 만들어졌고, 판매는 크게 늘었다.
기아의 시선은 이제 미래를 향하고 있다. 완성차 회사들 간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기아는 이미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플래그십 전기 SUV인 EV9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고,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차'와 '2023 북미 올해의 차'를 석권한 데 이어 EV6 GT가 '2023 세계 고성능 자동차'를 수상하는 등 성과도 화려하다.
오토랜드 화성에 세워질 전기차 신공장은 기아 미래 전략의 핵심인 PBV(목적기반모빌리티)를 생산하는 세계 첫 거점이다. 1994년 현대차 아산공장 기공 이후 29년만에 국내에 건설되는 현대차그룹의 첫 완성차 공장이기도 하다.
약 3만평의 부지에 1조원 규모를 투입해 2025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 연간 최대 15만대까지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설 공장에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라인업의 최초 모델 중형급 SW(프로젝트명)가 개발된다. 행사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도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송호성 사장은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향후 5년간 약 32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160만대를 포함해 친환경차 238만대를 판매하는 등 선도적인 전동화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날에는 "대한민국의 글로벌 전기차 3대 강국 도약에 기여할 것"이라며 "국내 전기차 연구개발, 생산, 인프라 등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쓰러져가던 회사는 이제 글로벌 전기차 3강이라는 목표를 보고 뛰고 있다.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애정 어린 마음으로 함께해 준 고객과 국민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기아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기아 관계자는 "기아가 세계적 전동화 브랜드로 성장하고 고객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지금껏 받아온 성원에 대한 보답"이라고 말했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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