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어든 굴착기 피하다 소방차 전도…"굴착기 기사 유죄"

기사내용 요약
법원 "사이렌 소리 못 들었다는 말 믿기 어려워"…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굴착기를 몰던 중 옆 차선을 침범해 소방펌프차량의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달아난 60대 기사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권순남)은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기소된 A(67)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7월20일 오전 8시50분께 인천 서구 한 편도 3차선 도로의 2차로에서 굴착기를 몰던 중 갑자기 우측 차선을 침범해 교통사고를 유발한 뒤 구호 조치 없이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3차로를 주행하던 소방펌프차량 운전자 B씨는 갑자기 끼어든 굴착기와의 충격을 피하려 핸들을 오른쪽으로 틀었고, 해당 소방차량은 우측 도로 경계석과 충돌해 전도됐다.

이 사고로 소방펌프차량은 수리비 약 1억500만원 상당이 들 정도로 손괴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A씨는 사고 처리를 위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B씨에게 신분도 밝히지 않고 현장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법정에서 굴착기 운전자 A씨와 변호인은 "통상의 주의의무를 다했으니 과실이 없다"면서 "따라서 사고 후 조치할 의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권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피해차량의 전복되는 소리는 들었기 때문에 사이렌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는 믿기 어렵다"면서 "피고인의 굴착기 뒤에서 상당한 거리를 진행한 피해차량을 보지 못했다는 것도 믿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굴착기와의 충격을 피하려다가 피해차량이 전복됐으니 피고인이 차선을 침범한 과실이 있다"며 "과실이 인정되는 이상 피고인에게는 신분을 밝히고 사고를 처리할 의무도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권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해 중 일부는 보험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rub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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