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반군부 행사장 공습해 “민간인 등 최소 100명 사망”…쿠데타 이후 최악 학살
전투기 폭격 이어 헬기 사격도
쿠데타 발발 이후 최악 학살극
미얀마 군부가 11일(현지시간) 민간인이 참석한 행사에 공습을 가해 100명 이상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최악의 민간인 희생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AP통신·이라와디 등을 종합하면, 이날 군부는 미얀마 사가잉주 깐발루구에서 열린 임시정부의 사무소 개소식 행사장을 표적 공습했다. 목격담에 따르면, 오전 8시쯤 전투기가 군중을 향해 직접 폭탄을 투하했으며 30분쯤 후에는 헬리콥터가 나타나 사격을 가했다.
한 목격자는 “전투기가 폭탄을 떨어뜨려 근처 도랑에 뛰어들어 숨었다. 잠시 후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이 연기 속에서 토막나 죽은 것이 보였다. 부상자가 이송되는 동안 헬리콥터가 도착해 더 많은 사람들을 쐈다”고 AP에 전했다. 그는 이 개회식에 약 150명이 모였다고 덧붙였다.
당초 사망자가 53명, 부상자는 20명으로 집계됐으나, 이후 뉴욕타임스(NYT)는 현장 구조대원을 인용해 적어도 100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30명 이상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담을 고려하면 사상자 규모는 훨씬 더 늘어날 수도 있으며, 신원을 알아볼 수 없는 시신이 많다고 전해졌다.
이날 행사는 임시정부인 민족통합정부(NUG)의 지역 사무소 개소를 기념하는 축하 행사였다. 군시설이 아닌 민간인들이 다수 포함된 모임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온다. 한 방위군 대원은 “그들이 공격한 곳은 군사적 표적이 아니었다. 이는 전쟁범죄”라고 NYT에 말했다.
이날 공습으로 인한 사상자 규모가 최종적으로 확정될 경우 2021년 2월 쿠데타 발발 이후 최악의 학살로 남게 될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민주 진영의 무장저항이 점점 더 거세지자, 미얀마 군부는 최근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수도원에서 승려와 민간인을 살해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카친주에서 열린 콘서트 현장을 공격해 80명 이상이 숨지기도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군부는 해당 행사를 표적으로 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목표는 그곳에 모인 반군이었다”고 밝혔다. 군부 대변인 조민툰 소장은 “이 지역 반군은 폭력적인 테러 작전을 수행했다. 현장에 반군들이 숨겨둔 폭발물 때문에 2차 폭발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민주 진영은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군부를 상대로 무장투쟁을 격렬히 전개하고 있지만, 공군에 있어서만큼은 군부가 우위를 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미국과 영국은 미얀마에 항공 연료를 공급하는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새 제재를 부과했다.
국제앰네스티는 11일 성명을 내 “미얀마 전역에 걸친 무자비한 공습은 항공유 수입을 정지시킬 긴박한 필요성을 보여준다. 모든 국가와 사업체에게 미얀마 공군의 수중으로 갈 수 있는 공급을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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