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잔 VS 1잔”…김영환 충북지사 술자리 진실공방
김 지사 측 “물 마셨다”서 “한 잔” 오락가락
연쇄 산불 속 부적절한 처신 ‘진실공방’ 가열
지난달 30일 발생한 제천 산불을 뒤로하고 술자리에 참석한 김영환 충북지사를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술을 한잔 정도 마셨다’는 김 지사의 해명과 달리 ‘2시간 넘게 폭탄주를 마셨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진희 충북도의원은 12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지사가 지난달 30일 제천에서 산불이 발생했을 당시 충주 간담회에 참가해 마신 술은 소주와 맥주를 섞어 제조한 일명 폭탄주”라며 “두 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마신 술의 양은 족히 20여잔이고, 노래도 두곡 불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도민들은 화마의 위협을 피해 대피까지 한 상황이었다”며 “또 소방대원 등 공무원 200여명은 생명을 걸고 화재를 진압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술자리 참석 이튿날 ‘물만 마셨다’고 해명하더니 5일 만에 ‘술을 마시긴 했지만 1잔을 채 마시지 않았다’로 번복했다. 열흘 뒤에는 ‘술판은 아니었다’로 해명했다”며 “충북도민은 진실을 원하는데, 충북도지사는 진실을 말할 의지도, 용기도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30일 오후 발생한 제천 산불 현장을 찾지 않고 술자리를 가져 지역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당시 제천시 봉양읍 봉황산에는 오후 1시쯤 산불이 났다. 같은 날 오후 3시쯤 산불 대응 1단계도 발령됐다. 불은 산림 21㏊를 태운 뒤 다음날인 31일 오전 9시 30분쯤 진화됐다.
김 지사는 당일 오후 6시 30분쯤 충주시 문화회관에서 열린 충북도립교향악단 연주회를 참관한 뒤 오후 9시 30분쯤 충주의 한 음식점에서 청년단체 등과 술자리를 겸한 비공식 간담회를 했다. 해당 장소는 화재 현장과 차량으로 40여분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술자리가 문제가 되자 “당시 술을 마시지 않았다. 야외 일정에 얼굴이 붉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거짓말 논란이 불거지자 “1잔을 채 마시지 않았다”고 번복한 데 이어 “술판이 아니었다”고 대응했다.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김 지사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발했다. 또 법정대응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윤홍창 충북도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박 의원의 ‘폭탄주’의혹을 반박했다. 윤 대변인은 “김 지사는 소방 대응 1단계가 해제되고 주민들이 귀가했다는 제천 화재 상황을 보고 받은 뒤 간담회에 참석했다”며 “술자리가 아니라 충주지역 청년들을 만나 도움을 구하기 위해 간담회에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지사는 분위기에 부응하기 위해 술을 한두 잔 마셨다”며 “노래를 부른 것도 선창한 답가에 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당시 현장에 있던 윤창규 충주의료원장은 “김 지사 주량을 잘 아는데, 폭탄주 20잔을 마실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결코 술판이 벌어질 상황이 아니었다. 청년들과 소통하는 자리여서 50분 정도 머물렀다”며 “필요하면 사법적 판단까지 고려해 명예회복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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