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맨부터 중꺾마까지...카타르가 준 카타르시스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2023. 4. 1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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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카타르
지난해 말을 뜨겁게 달궜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덕분에 카타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카타르시스로 다가온다. 2022년 뜨거웠던 겨울, 우리가 본 장면에는 드라마와 눈물, 기쁨, 흥분, 괴로움 모두가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축구 취재에 열정을 바쳐왔고, 카타르 현장에서 월드컵을 취재했던 MBN 국영호 기자와 중앙일보 박린 기자는 ‘다시, 카타르 : 월드컵 16강의 주역들’을 통해 9% 확률을 뚫고 16강 진출에 성공한 태극전사들의 분투기를 돌아본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외신들의 눈에 비친 한국 대표팀은 그저 “수비진 전체를 KIM으로 꾸린 팀이다. 심지어 골키퍼까지 KIM”이라며 즐거움과 황당함을 주는 이들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4년 동안 지휘봉을 잡으며 ‘마이 웨이’를 간 파울루 벤투 감독 밑에서 한국은 그동안 단 한번도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우리가 주도하는 축구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황희찬의 골로 한국이 16강에 나서자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황희찬의 골 장면을 두고 “충격적인 1분”이라고, AP통신은 “월드컵 92년 역사에서 가장 격정적으로 마감된 조별리그”라고 묘사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incredible’과 ‘KOREA’를 합해 ‘IN‑KOR‑REDIBLE’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당연히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뛰던 중 상대 선수와 부딪쳐 안와 골절상을 입은 뒤 20여일 만에 월드컵에 나선 캡틴 손흥민부터, 햄스트링 부상을 딛고 기어코 기적의 역전골을 만들어낸 황희찬, 월드컵이 낳은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한 조규성, 수비수지만 한 골이 다급한 순간이면 언제나 나타나는 김영권, 어린 시절부터 ‘미래의 슛돌이’로 주목받고 자라 드디어 현재가 된 이강인 등 선수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저자들은 현장 인터뷰는 물론 귀국 후 만난 선수들 인터뷰, 국내외 매체들이 보도한 활약상, 경기 통계까지 분석하며 뜨거운 한달을 재구성해낸다.

공격과 미드필더, 수비로 구성한 이 책에는 한국 각 선수들의 이야기는 물론 금주의 국가에서 맥주를 찾아 고생하는 팬들, 개막식에서 월드컵 주제가를 부르며 또 다시 주목받은 방탄소년단(BTS) 정국, 이번 월드컵에서 각광받은 축구 전술과 새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까지 다양한 주제가 담겨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책장을 넘기며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대표팀의 마음을 되새기다 보면 뜨거웠던 겨울로 자연스럽게 다시 돌아가게 될 것이다. 국영호,박린 지음, 북콤마펴냄,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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