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31% "주 12시간 이상 연장근로 필요 경험"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이 주 12시간 이상 연장근로 필요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연장근로 단위기간 확대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2일 중소기업 53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시간제도 개편에 대한 중소기업 의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주 12시간 이상의 연장근로가 필요한 경험이 있었던 중소기업은 31.2%였다. 특히 제조업은 40.8%로 비제조업(21.0%)에 비해 두 배 정도 높았다.

주 12시간 이상 연장근로 필요성을 경험한 업체들은 주 12시간 이상 연장근로가 필요한 기간이 3개월 이상 41.7%, 1~3개월 30.4%, 1개월 미만 28.0%였다. 연장근로가 필요할 때 그 지속 기간은 1주 미만이 37.5%, 1주 이상 2주 미만이 22.0%,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이 16.1% 순이었다.

중기중앙회는 "연장근로 발생 시 지속기간이 2주 미만이라는 응답이 59.5%로 일시적인 단기간 연장근로 수요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연장근로 단위기간이 확대되면 많은 기업이 월 단위 연장근로를 선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장근로 한도 등 인력운용 어려움으로 제품이나 서비스 공급을 포기한 경험이 있는 업체는 18.5%였다. 중소기업 2곳 중 1곳(52.4%)은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이 인력운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중소기업들은 설치·정비·생산 업무(87.4%)를 연장근로 단위기간 확대가 가장 필요한 부문(중복응답)으로 꼽았고, 연구·개발·공학기술(39.7%), 미용·여행·숙박·음식(25.2%), 판매·영업(21.3%), 경영·사무(15.2%)가 뒤를 이었다.주평균 52시간 근무 한도에서 노사 합의를 전제했을 때 적정한 주 최대 근로시간은 60시간이라는 의견이 65.7%로 가장 많았고, 한도 없이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은 28.8%였다.

포괄임금제를 폐지 할 경우 중소기업 31.7%가 '감내하기 어렵다'고 답했고, '감내 가능하다'는 32.5%, '영향 없다'는 35.8%였다.중기중앙회는 "근로시간 개편과 함께 논의되는 포괄임금제와 관련해서 중소기업의 근로시간 기록·관리를 체계화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짜야근 등 제도의 오남용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주 최대 근로시간 한도가 60시간으로 설정될 경우 가장 필요한 제도보완(중복응답)으로는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완화(78.8%), 연장근로 한도 위반에 대한 처벌을 과태료로 전환(52.3%), 외국인력 도입 쿼터 및 배정 한도 폐지(36.5%) 등이 제안됐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우리 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들은 법 위반을 감수하면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산업 현장의 다양성, 인력수급 동향을 고려했을 때 중소기업 생존과 성장을 위해 근로시간 유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석준기자 mp1256@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