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통령실 감청 아니라면 ‘내부유출’…더 심각한 상황”

“선택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잘하길 바라는 수밖에”

(시사저널=조현경 디지털팀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2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국가안보실 도·감청 의혹을 부인하는 대통령실의 설명에 "도청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는 말이 사람이라면 사람이 흘렸다는 것"이라며 "통신 도청을 당해도 심각한 상황인데 내부자 유출로 가면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실은 감청이 안 된다. 청와대보다 더 안전하다"고 한 대통령실의 설명을 언급하면서 "이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 안보 핵심 관계자 중에 미국에 정보를 떠넘기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감추려고 미국이 통신 감청인 듯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통신감청으로 가면 왜 성급하게 대통령실을 옮겼냐는 비판에 직면할 테니 무조건 부정해야 하는 상황이 아닐까 싶다"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때도 감청으로 월북을 알아냈느냐 다른 경로냐를 가지고 갑론을박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안 밝혀질 듯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도청 사건으로 인해 한·미 정상회담 결과는 X2(2배) 부스터를 달았다"며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배알도 없었다고 두 배로 욕먹을 것이요, 결과가 좋으면 이번 사건을 동맹국의 입장을 고려해 잘 무마해서 그렇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택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잘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용산 대통령실은 군사시설로, 과거 청와대보다 훨씬 강화된 도·감청 방지 시스템을 구축, 운용 중이다.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안보실 등이 산재해 있던 청와대 시절과 달리, 현재는 통합 보안시스템과 전담 인력을 통해 '철통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며 도·감청 의혹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