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자 피난처 '해맑음센터'…"유배된 기분"
[EBS 뉴스12]
학교폭력 피해자가 가해자를 피해 학업을 이어가는 곳이 있습니다. 해맑음센터죠.
그런데, 국내 유일의 기숙형 피해자 교육기관이라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시설이 너무 낡았습니다.
지어진 지 70년 된 건물은 최근 안전점검에서 시설폐쇄 명령을 받았습니다.
서진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교실.
얼마 전 수업 중에 뱀이 들어와 우레탄으로 구멍을 막아뒀습니다.
인터뷰:
"여선생님들이 책상 위로 막 뛰어 올라가고 난리 치고 그런 적도 있었어요."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이 기숙하며, 학업을 이어가는 해맑음센터입니다.
전국에서 유일한 피해자 치유교육기관입니다.
그런데, 외벽엔 금이 가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기숙사는 심하게 기울어져, 급기야 지난해 안전점검 결과 시설이 폐쇄됐습니다.
인터뷰: 조정실 센터장 / 해맑음센터
"개발 제한 구역이라서 (새로) 지을 수가 없는 곳이라서 결국은 이전을 해야 되는데 이전 부지를 저희가 지금 못 찾고 있어요."
경기와 충남 등 일부 교육청이 폐교 부지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모두 지은 지 60년 이상 된 노후시설이거나, 대중교통편이 열악합니다.
인터뷰: 조정실 센터장 / 해맑음센터
"가해 학생하고 한 학교의 한 교실 속에 있을 수가 없어서 두려워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여기 와 있기도 하고 그래요. 진짜 시설 면에서나 어떻게 보면 유배된 기분이 들어요."
해맑음센터를 다녀간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95% 이상이 다니던 학교로 복귀해 성공적으로 학업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학교폭력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교육부는 현재, 해맑음센터 이전과 지원 확대에 대해 별다른 대책이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