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들 다 좋아해, 단...” 최초 ‘로봇심판’ 전국대회, 반응 어땠나 [SS포커스]

김동영 2023. 4. 1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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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정윤진 감독이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강릉고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후 인터뷰에 나섰다. 사진 | 문학=김동영기자 raining99@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기자] ‘로봇 심판’이 도입된 첫 고교야구대회가 진행됐다. 분명 긍정적이기는 하다. 그러나 ‘100% 만족’은 아직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계속 개선에 나선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11일 끝난 2023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로봇 심판을 도입했다. 16강전부터 결승까지 로봇 심판이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했다. 주심은 이어폰을 착용하고, 로봇 심판의 콜에 따라 판정을 내렸다.

기본적으로 투구한 공이 홈플레이트 앞면 스트라이크 존과 홈플레이트 뒷면 스트라이크 존을 모두 통과해야 스트라이크로 판정된다.

앞서 KBO 퓨처스리그에서 사용한 바 있다. KBSA는 KBO 퓨처스리그 대비 좌우 폭을 공 하나 정도 넓게 설정했고, 고교 선수들의 평균 신장(176.58㎝)에 맞춰 상하 폭을 줄였다. 또한 사이드암 투수들의 변화구 궤적을 반영, 홈플레이트 뒷면 스트라이크존은 앞면보다 공 반개 정도 넓게 잡았다.

일단 현장에서는 큰 잡음 없이 대회가 마무리됐다. 결승에서 감독의 항의가 있기는 했다. 덕수고 투수 정현우가 던진 커브구가 거의 바닥에 닿는 공이었는데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오자 강릉고 최재호 감독이 나와 강하게 항의했다. 물론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덕수고 2학년 정현우가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 강릉고와 경기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 | SSG 랜더스


우승을 차지한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로봇 심판의 판정은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많은 감독님들이 좋아한다. 어차피 양 팀 모두 다 똑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하는 것 아닌가”고 짚었다.

이어 “사실 아마야구는 경기 도중 판정과 관련해 항의를 강하게 하기도 한다. 로봇 심판이 도입이 되니까 그런 것이 없다. 수긍하게 된다. 경기시간도 단축된다. 스트라이크를 볼로 판정할 수도 있다. 중간중간 끊길 때도 있다. 그 점은 보완하면 될 일이다”고 설명했다.

변화구의 판정에 대해서는 “속구는 아닌데, 떨어지는 커브가 존을 통과하면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온다. 떨어지는 공인데 스트라이크면 ‘어? 뭐지’ 할 때가 있다. 존을 뒤로, 포수 쪽으로 조금 밀어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 설정을 하면 되지 않을까”고 말했다.

아울러 “시연회 당시 운영업체에 말한 것이 있다. 공이 홈 플레이트를 통과할 때, 그 장면을 동시에 전광판에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 잡음을 더 없앨 수 있지 않겠나. 쉽게 갈 수 있다”고 주문했다.

KBSA 관계자는 “현장의 의견을 받아서 존을 설정했다. 대회가 끝났으니 다시 돌아보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조정을 할 계획이다. 결국 핵심은 ‘일관성’이다. 이긴 팀이든, 진 팀이든 같은 판정이 적용된다. 기계가 다르게 판독할 이유가 없다. KBSA에서 매 경기 데이터를 본다”고 설명했다.

KBSA가 지난 3월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로봇 심판 시연회를 개최했다. 사진제공 | KBSA


변화구 스트라이크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항의도 있었지만, 어차피 포수의 위치는 아무 상관이 없다. 설정된 존이 있다. 통과하면 스트라이크다. 감독들은 ‘결국 투수의 제구가 예전보다 좋아져야 한다. 포수의 프레이밍이 통하지 않게 됐다’고 한다”고 짚었다.

이어 “변화구의 경우 포수가 받을 때는 원바운드에 가까운 공이 되겠지만, 이미 존의 앞과 뒤를 모두 통과했기에 스트라이크 판정이다. 로봇 심판이 다르게 판정할 일은 없다. 그렇게 되면 로봇 심판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변화가 필요한 부분도 설명했다. “현장 감독들은 스트라이크 존 하단을 높여야 한다는 요청을 많이 한다. 공통 의견이다. 최초 설정 시 고교야구 선수들 평균 신장인 176.58㎝에 맞췄다. 너무 낮은 코스가 많이 스트라이크로 잡힌다고 한다면, 조정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만약 존 하단 기준을 높인다면, 존을 통과해 바닥으로 떨어지는 커브의 판정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 원바운드에 가까운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는 것은 보는 이들도 아직 적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기준점이 높아지면, 그만큼 코스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대회 16강부터 도입했으니 16강 8경기-8강 4경기-4강 2경기-결승 1경기까지 총 15경기 밖에 하지 않았다. 표본이 적다. 바꿀 것이 있으면 계속 손을 봐야 한다. 시작부터 완벽한 것은 없다. 일단 현장에서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부분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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