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 부분 위조됐다"는 대통령실…미국의 불법 도청은 정말 이뤄졌을까?

최재영 기자 2023. 4. 1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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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만든 걸로 추정되는 기밀 문건이 유출됐습니다.

이 문건에는 우리나라와 관련된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문건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우리 외교안보 분야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김성한 당시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당시 외교비서관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는 것을 고민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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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실장 대화 유출' 문건 논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만든 걸로 추정되는 기밀 문건이 유출됐습니다. 이 문건에는 우리나라와 관련된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SBS가 관련 문건을 입수해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문건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우리 외교안보 분야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김성한 당시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당시 외교비서관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는 것을 고민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이해를 돕기 위해 문건이 작성될 당시 한국이 왜 이런 고민을 했는지부터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11월, 우리나라가 만든 155mm 포탄을 미군이 사가서 우크라이나에 보낸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당시 우리 국방부는 "미국이 최종 사용자여야 한다는 전제하에 논의 중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례에서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게 공식 입장입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에 지속적으로 무기 지원을 요청해왔고, 미국도 이에 동조하고 있는 걸로 걸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우리와 입장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좀 더 설명하면


다시 문건 내용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우리 정부의 입장과 미국이 원하는 것이 다른 상황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 압박할 것을 우려했다"는 내용이 문서에 언급돼 있습니다.
김성한 전 안보실장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입장이 번복됐단 여론이 형성될까 걱정스럽다면서, 폴란드를 통해 155mm 포탄 33만 발을 판매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여기까진 저희가 처음 입수한 한 문건에 담긴 내용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유출된 다른 문건도 입수해 살펴봤더니 이 문건엔 김성한 전 실장이 언급한 우리나라에서 만든 155mm 포탄의 수송 계획이 표로 작성돼 있었습니다.
 

한 걸음 더

문서를 보면 전체 기한은 72일, 항공편으로 보내는 방식입니다. 디데이 열흘째에 4천700여 발, 41일째엔 15만 3천 발을 전달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중간엔 미국이 이스라엘에 보관하고 있는 전쟁 물자를 뜻하는 WRSA-I라는 약어와 함께 추가되는 물량을 표시해 놨습니다. 김성한 전 안보실장이 제안한 포탄의 종류인 155mm, 33만 발이라는 분량까지 정확히 일치합니다.
하지만 문건에는 포탄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입수한 문건들은 미국 정보당국이 입수한 정보를 미국 합동참모본부 등에서 정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단에는 '톱 시크릿', 최고 기밀이라는 표현과 함께 '논 포린', 다른 나라와 공유하지 않는 내용이라는 문구가 박혀 있습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4월 10일자 뉴욕타임스는 문건 대부분이 실제 기밀 문건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유출 과정에서 일부 조작됐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정부는 현재 유출된 문건에 담긴 정보는 상당수 위조된 걸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문건 유출 과정도 '러시아 해킹이다', '미국 당국 내부에서 누군가 유출한 것이다' 설이 분분합니다.

최재영 기자stillyo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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