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불안 해소해도 美 성장률 0.2%p 하락…우리 성장·물가에도 악영향

금융불안이 해소되는 상황에서도 올해 미국의 성장률은 0.2%p 하락하고 최악의 경우 0.5%p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한국은행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의 성장률 하락은 우리 경제에도 성장과 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은행 조사국이 12일 공개한 '금리인상 이후의 미국경제 상황 평가 및 시사점'에 따르면, 미 경제는 그동안 빠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강한 경기흐름을 보여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돈줄을 쥐었음에도 여전히 시중에는 돈이 풍부했고 미국 정부가 여러 정책을 통해 상당한 유동성을 공급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노동수요가 이어지면서 가계소득을 받쳐줬다.

반면 부동산과 건설투자 부문에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포착됐다. 금융기관들도 보유 자산가격 하락,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 등으로 취약성이 확대됐다. 다만 연준의 신속한 정책대응이 금율불안을 잘 통제했다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문제는 향후 금융불안의 지속 여부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불안이 현실화돼 신용공급이 제약될 경우를 전제로 한 시나리오에서,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0.2%p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불안 효과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최악의 경우, 금융불안 심화 시나리오에서 미국 성장률은 0.5%p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금융불안이 통제되더라도 양호한 실물경제가 물가상승을 일으켰다며 미 연준이 긴축기조를 강화하는 경우에도 0.2%p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미국의 성장률 하락은 글로벌 및 국내 성장에도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며 직간접적으로 한국의 성장과 물가에 대한 악영향을 언급했다. 우리 기업의 외화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투자 감소,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른 수출 회복 지연 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특히 미 연준이 금리 인상 등 긴축 강도를 높일 경우 이미 역대급인 한미 금리차가 더 커지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금융불안이 확산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연준이 긴축기조를 재강화할 경우에도 우리 성장 및 물가, 외환·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잘 점검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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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윤지나 기자 jina13@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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