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가족 “공황장애·심신 쇠약”…또 ‘아들 학폭’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 사유서 제출

지난달 31일에 이어 두번째 제출…정 변호사 부인·아들 “극심한 스트레스로 심신 쇠약” 불출석 사유 제시
국회 유기홍 교육위원장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려워. 끝까지 불출석 한다면 법·원칙 따라 엄정 대응”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사일정 변경으로 청문회가 연기되자 항의하며 퇴장해 자리가 비어있다. 뉴시스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으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와 그의 가족들이 오는 14일 열리는 관련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정 변호사 본인과 그의 부인, 아들은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재발 방지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전날 제출했다.

불출석 사유로 정 변호사는 ‘공황장애 등’, 정 변호사 부인과 아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심신이 매우 쇠약하다’는 점을 들었다고 한다.

정 변호사는 지난달 31일 열린 청문회 때도 3개월간 치료해야 하는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며 관련 서류를 제출한 바 있다.

앞서 교육위는 청문회 일정을 연기하면서 정 변호사는 물론 그의 부인과 아들에 대해서도 증인으로 채택한 바 있다.

교육위는 정 변호사가 지난달 31일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에 첨부한 것과 같은 진단서를 제출했으며, 부인과 아들은 진단서를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출석 요구서는 정 변호사가 지난 4일 직접 본인과 부인에 대한 것을 수령했고, 아들은 지난 6일 조사관이 강원 소재 군부대 부대장에게 송달했다고 교육위는 전했다.

교육위는 지난달 31일 핵심 인물인 정 변호사가 불참한 상황에서는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보고 오는 14일 청문회를 다시 열기로 결정했었다.

당시 야당은 핵심 증인인 정 변호사, 정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소송 대리를 맡았던 송모 변호사 불출석을 지적하면서 일정 변경을 주도했다.

하지만 정 변호사 등이 재차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오는 14일 청문회 또한 앞선 청문회와 유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기홍 교육위원장은 “증인들의 제출 사유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12조 1항에 따른 정당한 불출석 이유로 보기 어렵다”며 “국민 대다수가 정순신 전 검사 자녀 학교폭력과 관련한 진상 파악을 원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증인들의 청문회 출석을 강력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증인들이 끝까지 14일 청문회에 불출석 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때는 위원회 의결로 해당 증인에게 지정한 장소로 동행을 명령할 수 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