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만에 '직지' 공개...프랑스, 한국 전시 계획에 "현재로선..."
[앵커]
프랑스국립도서관 수장고에 있던 '직지심체요절'이 반세기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의 실물 공개는 우리 금속 인쇄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다시 과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하나하나 선명한 활자에 비해 누렇게 색이 바래 얼룩덜룩해진 한지.
640여 년에 이르는 세월의 흔적을 말해줍니다.
'직지심체요절'은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앞선 인쇄본으로 50년 만의 실물 공개입니다.
7월 16일까지 석 달 넘게 전시되는데 글과 사상의 전파에 큰 영향을 준 인쇄술 역사를 되짚어보는 전시회장의 초입을 장식했습니다.
[로랑스 앙젤 / 프랑스국립도서관장 : 우리는 직전의 유럽 활자 인쇄술 그리고 오히려 그보다 앞섰던 아시아, 그리고 한국의 활자 인쇄술과 함께 전시를 시작했습니다.]
도서관 측은 고서를 펼칠 때 가해질 압력을 최소화하기 책의 뒷부분을 열어 놓는 등 보관과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썼습니다.
'직지심체요절'은 고려 후기 백운 경한 스님이 역대 여러 부처와 고승의 대화, 편지 등을 중심으로 편찬한 책으로, 1377년에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됐습니다.
이번 전시는 우리 금속활자 인쇄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다시 알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정 /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 세계 최초로 금속 활자를 발명한 나라가 우리나라임을 보여주는 '직지'를 공개함으로써 공개적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금속활자를 발명한 나라임을 입증할 수 있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는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직지심체요절의 반환이나 국내 전시는 여전히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약탈·도난 문화재에 해당하지 않고, 프랑스 정부가 압류 가능성 등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앙젤 도서관장은 한국 전시 계획에 대해 "현재로선 더 말씀드릴 게 없다"고 답했습니다.
문화재청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프랑스국립도서관과 공동 연구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신뢰를 쌓아갈 계획입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촬영 : 정지윤 파리 리포터
영상편집 : 문지환
그래픽 : 이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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