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이면 절대 안사”...원희룡 한마디에 ‘매입임대’ 가격 낮춘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LH는 매입임대사업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해 이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LH는 지난해 말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인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전용면적 19~24㎡ 36가구를 총 79억4950만원에 매입했다. 가구당 최저 2억1000만원에서 최고 2억6000만원에 사들인 셈이다.
LH는 매입임대사업 규정에 의거해 감정평가를 거쳐 이 아파트 소형평형을 평균 분양가 대비 약 12% 저렴한 금액에 매입했다. 당시 중대형평형은 약 15% 할인된 가격에 분양하고 있었다. 최근 이 아파트는 9번째 무순위 청약에 돌입하면서 약 35% 할인을 진행했지만 미달이 났다.
LH가 기존 주택과 신축 주택을 매입해 취약계층에게 임대하는 만큼 합리적인 가격에 사들일수록 주거복지 혜택이 커지는 구조의 공공사업이지만, 수요자들도 외면한 주택을 비싼 값에 사들이는 데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세금이 아닌 내 돈이었다면 과연 이 가격에 샀을까 이해할 수 없다”며 “국민 혈세로 건설사의 이익을 보장하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꼴이 됐는데, 어떤 기준으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철저히 검토하고 매입임대 제도 전반에 대해 국민적 눈높이에 맞도록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정평가의 객관성도 확보하기로 했다. 현재는 매도자와 LH가 각각 한 명씩 감정평가사를 선정해 두 감정평가사가 산출한 금액의 평균을 매입가로 정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매도자가 감정평가업체를 선정할 수 없고, 감정평가사협회의 추천을 받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부동산시장 일각에서는 제도개선이 이뤄져도 LH가 매입임대 업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입임대는 적자가 불가피한 사업이다. 지난해 말 LH의 부채비율은 219% 수준으로, 정부가 정한 ‘채무위험기관’으로 분류됐다.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기보다는 미분양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택시장을 지원하는 방식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부동산 경기 불황 국면에서 자금을 투입해 주택을 사들이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건설사들이 먼저 자구책을 마련하고 정부가 규제 해제, 인허가 조정, 분양가 심의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호재가 계속 나오는데 안살수 있나”…초고수, 포스코홀딩스 콕 찍었다 - 매일경제
- 재혼하고 싶은 돌싱남의 걱정...“이혼으로 재산 반토막” - 매일경제
- “사람들 앞에서만 착한 척”…‘새엄마’ 박상아 흉내낸 전우원 - 매일경제
- “빚내서라도 투자하자”...외국인 파는데 개미는 달려든다 - 매일경제
- “직장인 90%, 이것 때문에 돈 못 모아” 저축 5적 뭐길래… - 매일경제
- “백종원 다시는 오지마라”…화난 모로코인, 도대체 무슨일이 - 매일경제
- [속보] 검찰, ‘동거녀·택시기사 살인’ 이기영 사형 구형 - 매일경제
- 日 라면 원조기업, K라면 통째로 베꼈다…‘볶음면’ 한글까지 박아 - 매일경제
- MS 아마존 알파벳 주가 다 떨어진다...빅테크에 무슨 일이? - 매일경제
- “거마비 고사”…‘FC서울 시축’ 임영웅 미담 들어보니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