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배우 박주미 남편회사 유니켐에 무슨 일이?

김보라 2023. 4. 1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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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햇발, 지난해부터 지분취득하며 경영권 분쟁
3월 정기주총서 햇발 인사 1명 유니켐 사내이사 선임
향후 임시주총서 추가적인 이사선임 표대결 벌어질 듯

가죽원단을 생산해 프라다, 버버리, 코치 등 명품 패션브랜드와 현대, 기아 등 자동차회사에 납품하는 유니켐. 이 회사에 지난 5일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일반)'라는 제목의 공시 2건이 올라왔어요. 

▷관련공시: 유니켐 4월 5일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일반)-제출인 유니
▷관련공시: 유니켐 4월 5일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일반)-제출인 햇발

두 공시를 보면 제출인이 다른데요. 제출인 '유니'라는 곳은 비상장사로 유니켐 최대주주예요. 유니는 유니켐 이장원 대표이사와 그의 가족(배우 박주미와 자녀들)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곳이죠. 

제출인 '햇발' 역시 비상장사인데요. 주거용 건물 개발 및 공급업을 하고 있는 곳으로 업력이 3년차인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이에요.

그런데 이 두 회사가 공교롭게도 유니켐 주식 취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요. 지분공시를 제출한 이유도 유니켐 주식과 향후 유니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을 인수하면서 지분이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특히 햇발은 이번에 유니켐 지분을 5%이상 취득하면서 자본시장법에 따라 공시를 했어요. 심지어 유니켐 주식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이라고 밝혔는데요. 즉, 회사 경영에 관여하기 위해 지분을 취득했다는 뜻이에요. 

유니켐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공시를 통해 차근차근 짚어 볼게요. 

작년부터 유니켐 지분 사모은 '햇발'

햇발은 지난해 7월부터 유니켐 주식을 취득하기 시작했어요. 지난해  유니켐이 확인한 햇발의 유니켐 지분율은 3.1%.

햇발이 지분 3.1%를 취득한 건 상법에 정하고 있는 주주제안 요건때문인 것으로 보여요. 회사주식을 1주만 가지고 있어도 주주이지만, 상법상 주주제안은 1% 이상의 주식을 6개월 이상 가지고 있거나(소수주주권) 보유기간에 상관없이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가지고 있으면(주주제안권) 주주제안을 할 수 있어요. 

▷관련공시: 유니켐 2월 2일 소송등의제기ㆍ신청(경영권분쟁소송)

지분취득 이후 햇발은 지난 1월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신청 소송을 제기하면서 본격적으로 주주로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어요. 

상법 제396조 제2항에 따라 회사의 주주라면 누구든지 주주명부 열람과 등사를 신청할 수 있는데요. 이 때 회사가 이를 거부하면 주주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요. 

이어 햇발은 법원에 3월 정기주총 때 자신들이 제안하는 안건을 올릴 수 있도록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냈어요. 햇발이 올리고자 한 안건은 햇발의 정재형 대표와 정성욱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유니켐 사내이사 후보로 제안하는 내용이에요. 또 감사 후보(이용기 지암회계법인 공인회계사) 안건도 제안했고요.

햇발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해당 안건으로 임시주총 소집을 허가하라는 내용의 소송까지 제기했어요.

이에 대해 유니켐은 "햇발의 주주제안을 받아들이려고 했는데 햇발이 결과를 기다리지 못하고 법원에 주총안건 가처분 신청과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이 얘기는 햇발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 전 3.1%의 지분을 활용해 유니켐에 사내이사 및 감사후보 선임안건에 대한 주주제안을 먼저 했다는 것이죠.

어찌됐든 유니켐이 지난 2월 13일 주총소집 공시를 통해 햇발의 주주제안 안건을 수용하면서 햇발이 낸 가처분신청과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은 일단락 됐어요. 

이후 햇발은 3월 9일 법원에 검사인을 선임을 요청하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어요. 햇발이 추천한 사내이사 및 감사후보 안건을 담은 유니켐 정기주총 별지목록 기재 사항을 검사인이 살펴봐야한다는 이유였는데요. 

검사인은 법원이나 주주총회 선임을 통해 회사의 설립이나 업무 또는 재산 상태에 대한 조사를 하는 일종의 임시기관을 말해요. 햇발의 요청에 대해 법원은 검사인 필요성을 인정했고, 결국 변호사를 검사인으로 선임했어요. 

유니켐 VS 햇발 경영권 분쟁일지

햇발측 인사, 유니켐 사내이사 및 감사 선입 

검사인 선임과 사내이사 및 감사선임 안건을 주총안건으로 올리는데 성공한 햇발은 본격적으로 주총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어요. 지난 3월 31일 열린 유니켐 정기주총은 사내이사를 누구로 선임할지가 핵심 안건이었는데요. 

총 3명의 사내이사를 선임하는데 후보는 5명. 유니켐 측 후보 3명(이은경 기타비상무이사, 김윤회 유니켐 사장, 최동선 유니켐 영업본부장)과 햇발이 주주제안으로 올린 총 2명의 사내이사 후보(정재형 햇발 대표이사, 정성욱 햇발 CFO)가 대결을 펼쳤어요.

유니켐과 햇발은 서로 의결권대리행사권유참고서류 공시를 올리며 소액주주들에게 자기편을 들어달라고 강조했는데요. 유니켐 측은 햇발 관련 인사가 사내이사로 들어오면 경영안정성 훼손이 우려를 제기했어요.

▷관련공시: 유니켐 4월 3일 정기주주총회결과

주총결과 정재형 햇발 대표이사가 유니켐 사내이사로 선임됐어요. 또 햇발이 후보로 올린 이용기 지암회계법인 공인회계사도 감사로 최종 선임됐어요. 다만 정성욱 햇발 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은 폐기됐어요. 햇발 측 인사가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기존 이은경 유니켐 기타비상무이사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은 부결됐어요. 김윤회 유니켐 사장과 최동선 유니켐 영업본부장 사내이사 선임안건도 자동 폐기됐어요. 

주주제안으로 올라온 햇발 인사 2명이 사내이사 및 감사로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유니켐 경영에 영향을 미치게 됐는데요.  

주총 이후에도 지분 경쟁

햇발의 유니켐에 대한 목소리 높이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요. 햇발이 본격적으로 유니켐 지분 확보에 나섰기 때문인데요. 

햇발과 이 회사 특수관계인 제이에이치사람들은 유니켐 주식 및 채권을 410만1102주 취득했다고 공시했어요. 햇발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유니켐 지분율은 약 5.5%. 주식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 등을 합해 지분율이 5% 넘어가면서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공시한 것이죠.

햇발과 특수관계인이 취득한 유니켐 지분내역을 보면 햇발이 주식 239만5417주, 신주인수권부사채 17만7077주를 가지고 있어요. 또 특수관계인 제이에이치사람들이 주식 70만8205주와 신주인수권부사채 82만403주를 보유 중이에요. 

이에 질세라 유니켐의 최대주주 유니도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유니켐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하고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사들였어요. 햇발의 지분취득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인데요. 3일 동안 유니가 사들인 유니켐 지분은 주식이 42만1159주, 신주인수권부사채가 17만5000주예요. 

추가로 유니는 지난 7일 장내에서 유니켐 주식 42만4030주를 추가 매수했어요. 이로써 유니의 유니켐 지분율은 18.42%에서 19.94%로 늘었어요. 여기에 이장원 대표이사(지분율 0.55%)와 퇴임한 이은경 기타비상무이사의 지분(지분율 1.05%)을 더하면 유니의 지분율은 21.54%(신주인수권부사채 포함)예요.  

유니켐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햇발이 지분을 취득하면서 소송 등을 하고 있는데 회사는 추가 지분취득을 통해 이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어요.임시주총서 이사선임 대결 재현 가능성

한편 정기주총이 끝나고 새롭게 구성된 유니켐 이사회는 회사 측(이장원 대표, 정재열 기타비상무이사, 송수영 사외이사) 3명, 햇발 측(정재형 햇발 대표이사) 1명으로 재편됐어요. 

여기서 살펴볼 점은 송수영 사외이사의 임기가 오는 7월 끝난다는 점인데요. 사내이사 진입에 성공한 햇발이 여세를 몰아 임시주총을 소집해 추가 이사 선임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요. 

유니켐의 정관에서는 이사는 3명 이상 7명 이내(4분의1 이상은 사외이사)로 정하고 있어요. 따라서 곧 임기가 끝나는 송수영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3명의 이사만 남게돼 최대 4명까지 추가 선임이 가능해요. 

햇발의 경영권 분쟁에 대응해 유니켐 최대주주인 유니가 지분율을 늘리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상황이에요. 상법 상 주총에서 이사선임 결의를 하려면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를 충족하는 동시에 발행주식총수의 25% 이상이 찬성해야하기 때문. 즉 적어도 유니가 유니켐 지분율 25% 이상은 가지고 있어야 뭐라도 해볼 수 있다는 의미죠. 

유니켐 총 발행주식수의 55.1%(4000만주 가량)를 소액주주들이 가지고 있어요. 따라서 햇발이 소액주주와 연대한다면 최대주주 유니를 계속 위협할 수도 있는 상황. 다만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유니켐 지분을 취득한 햇발이 과연 얼마나 진정성 있는 행동주의를 표방하고 있는지도 지켜봐야 할 지점이에요. 

*유니켐 정기주총에서 햇발 측 인사인 정성욱 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은 폐기되었기에 해당 내용을 정정했습니다. 

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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