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낯설다' 이정후 맞나? '1할대 타율'까지 떨어진 타격천재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29타수 5안타 타율 0.172 출루율 0.250 OPS 0.560
아무리 시즌 초라고는 하지만 지난해 타격왕을 비롯해 타격 5관왕과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했던 이정후에게 참 낯선 숫자들이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시즌 타율이 0.172까지 내려갔다. 1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2루 땅볼로 선취타점을 기록한 게 이정후의 유일한 기록이었다.
이날도 이정후의 방망이는 계속해서 침묵했다. 특히 9회 타석이 아쉬웠다. 키움은 4-6으로 뒤진 9회 2사 2.3루 동점 찬스를 잡았고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섰다. 두산 마무리 홍건희는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1실점하며 흔들리고 있었고 평상시 이정후라면 이런 찬스를 놓칠 리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이정후는 두산 배터리에 위협감을 주지 못했다. 두산의 안방은 노련한 양의지 포수가 지키고 있었고 그는 이정후의 컨디션과 약점을 빠르게 파악해 투수를 리드했다.
이정후는 풀카운트 승부까지 끌고 갔고 홍건희의 134km 슬라이더에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타구가 외야로 뻗어 나아갔지만 장타가 되기에는 각도가 높았다. 힘을 잃은 타구는 결국 우익수 송승환에게 잡히며 경기가 끝났다.
승리를 지키긴 했지만 홍건희는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맞는 순간 안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정후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기에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한편 이정후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고 돌아왔지만 4경기 타율 0.429(14타수 6안타)로 맹활약했다. KBO리그를 넘어 세계가 주목한 타자가 이정후다. 하지만 이정후도 WBC 후유증이 큰 모습이다. 시즌 초 WBC에 출전했던 선수들 중 상당수가 부상 혹은 컨디션 난조 등을 겪고 있다.
정상 컨디션이 아님에도 이정후는 키움의 3번 타자로 나오고 있다. 그런데 득점권에서는 더 침묵하고 있다. 7경기에서 2타점 그치고 있다. 이정후의 부진은 키움의 득점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정후의 슬럼프는 오래가지 않겠지만 그가 부진한 사이 키움은 최근 5연패에 빠졌다. 이정후의 배트 정상 가동되어야 키움도 재도약을 준비할 수 있다.
[5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타율 0.172까지 떨어진 이정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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