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준비하고 있다면···‘갑상선 자극 호르몬’ 살펴보세요
임신을 준비하고 있다면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혈중 갑상선호르몬은 정상이더라도 갑상선자극호르몬(TSH)이 정상 범위보다 높아져 있는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오은숙 미즈메디병원 내분비내과 진료과장은 12일 “임신 중 갑상선 기능이 중요시되는 이유는 갑상선호르몬이 태아의 뇌신경 발달에 중요한 호르몬이기 때문”이라며 “임신을 고려 중이라면 갑상선 기능은 더 섬세하고 엄격하게 조절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증상이 없기에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도 불리는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종합검진을 받거나 임신을 준비하기 위해 찾은 산부인과에서 진단받는 사례가 많다.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인구의 3~8%에서 나타난다.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485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성인 여성의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비율은 4.4%였다. 특히 나이가 많아질수록 유병률이 높아져 60세 이상 여성에서는 15~20% 발견된다고 알려졌다. 가장 흔한 원인은 자가면역 갑상선염이다.
임신 중에 특히 갑상선호르몬 수치를 점검할 필요가 크다. 이 호르몬이 유산, 조기분만 등의 위험과 관련있기 때문이다. 임신하면 갑상선호르몬 요구량이 늘어나는 한편, 자가면역 갑상선염으로 생긴 자가항체가 산후 갑상선 기능 이상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임신기간 동안 정기적인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 확인이 필요하다. 오은숙 진료과장은 “태아의 갑상선 기능이 성숙되는 시기는 임신 18~20주로, 그 전까지는 모체로부터 공급받는 갑상선호르몬에 의존하는 상태”라며 “임신 중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유산이나 조기분만의 합병증 증가와 연관되고, 태아의 신경인지발달 이상 빈도를 높인다는 연구도 있기에 갑상선자극호르몬 농도를 측정하고 정상범위로 유지하기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임신을 고려하지 않아도 될 땐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상승 정도와 갑상선자가항체(항TPO·항Tg항체)여부에 따라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치료를 결정한다.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가 10mIU(밀리인터내셔널유닛)/ℓ 이상이면 갑상선호르몬 보충을 시작하지만, 수치가 4.5~10mIU/ℓ 범위라도 임신을 준비하는 경우 또는 피로·변비·갑상선비대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치료가 필요하다. 당장 치료를 시작하지 않을 때에도 2~3개월 뒤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를 재확인해야 한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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