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주장 허경민 “이유찬은 흐름을 바꾸는 선수 될 것”

배재흥 기자 2023. 4. 12. 12: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두산 이유찬이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두산베어스 제공



두산이 시즌 초반 좋은 흐름을 탔다. 9경기를 치른 12일 현재 두산의 순위는 LG, NC와 함께 공동 2위다.

두산의 이 같은 선전을 기대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냉정하게 5강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9개 구단 관계자 중 그 누구도 두산을 ‘가을야구 상대’로 뽑지 않았다.

그런 두산이 시즌 초반 심상치 않은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9경기를 치러 6승(3패)째를 올리며 시즌 전 우승 후보로 꼽히던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4년 만에 두산에 복귀한 안방마님 양의지와 팀의 주장이자 공수 양면에서 꾸준한 활약을 하고 있는 허경민이 초반 돌풍의 중심이 됐다. 기라성 같은 팀 선배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내야수 이유찬(25)의 쏠쏠한 활약도 눈에 들어온다.

프로 7년차 이유찬은 프로무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올 시즌 개막 경기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같은 포지션인 김재호와 안재석 중 이유찬을 일단 선발 유격수로 낙점했다. 유격수로서 필요한 안정적인 수비 능력과 뛰어난 작전 수행 능력, 빠른 발이 그의 무기다.

이유찬은 두산이 12-10으로 승리한 롯데와의 개막 경기에서부터 자신의 장기를 발휘했다. 8회 8-8 동점 상황. 이유찬은 1사 3루 찬스에서 초구에 기습 번트를 댔고, 3루에 있던 조수행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팀의 스퀴즈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유찬은 “타석에 들어갈 때부터 스퀴즈 작전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키움을 6-4로 제압한 11일 경기에서도 이유찬은 타격·수비·주루에서 자신의 능력을 뽐냈다. 이 경기의 주인공은 동점 상황에서 결승타를 친 양의지에게 돌아갔지만, 팀이 열세인 상황에서 이유찬이 빠른 발로 만든 쫓아가는 득점은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이유찬은 팀이 1-3으로 뒤진 5회 선두 타자로 나서 중견수 왼쪽으로 떨어지는 안타를 치며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다.

좋은 타이밍을 잡아 2루로 내달린 이유찬은 도루를 저지하기 위해 상대 포수가 던진 송구가 외야로 빠진 틈에 3루까지 진출했다. 키움 배터리도 이유찬의 빠른 발에 부담을 느낀 것이다.

이후 득점권 상황에서 허경민이 침착하게 안타를 만들며 이유찬은 득점을 올렸다.

수비에서는 4회 키움 에디슨 러셀이 친 코스 좋은 땅볼을 백핸드로 잡아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이유찬은 원바운드 송구를 잘 잡아준 양석환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고, 최승용은 글러브로 박수를 치며 감사를 표했다.

팀의 주장 허경민은 이유찬의 플레이를 극찬하며 후배의 기를 살렸다. 허경민은 “유찬이는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면서 “지금은 수치적으로 부족해 보일 수 있겠지만, 조금만 기다려주면 예전 두산하면 떠오르는 ‘흐름을 바꿀만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승엽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 이유찬을 포함해 김재호·안재석 등 유격수 후보 3명 모두 성에 차지 않는다고 단호한 평가를 내렸다. 이유찬은 그중에서도 가장 처지는, ‘3번째 유격수’ 정도로 평가받았다. 이유찬은 통화에서 “유격수 후보들 중 3번째라는 평가는 신경쓰지 않았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독한 평가’는 더 집중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개막전 스퀴즈 번트 성공 이후 이유찬은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선발로 나섰다. 유격수 경쟁은 현재진행형이지만 일단은 이유찬이 한 발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유찬도 확실히 자신감이 붙었다. 프로 데뷔 4년 만에 찾아온 주전 유격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