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 "봉준호도 'JOHN NA' 깜짝 놀라"…이선균, '영고짤' 두렵지 않은 코믹 광기(종합)

조지영 2023. 4. 12.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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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과감하게, 또 아낌없이 내려놨다. 미국 아카데미의 역사를 바꿔놓은 영화 '기생충'(19, 봉준호 감독)으로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배우 이선균(48)이 생각지도 못한 광기의 코미디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코미디 영화 '킬링 로맨스'(이원석 감독, 영화사 이창·쇼트케이크 제작)에서 섬나라 콸라섬의 재벌이자 광기와 집착으로 황여래(이하늬)를 구속하는 조나단 나를 연기한 이선균. 그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킬링 로맨스'의 출연 과정부터 데뷔 이래 첫 B급 코미디 장르에 도전한 소감을 전했다.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발연기 톱스타가 자신의 팬클럽 출신 사수생을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B급 병맛 코미디를 기반으로 서스펜스,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튀어나와 변주하며 특별한 볼거리를 선사한 멀티 장르로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특히 '킬링 로맨스'는 1999년 데뷔 이후 24년간 쌓아온 필모그래피 중 가장 강렬하고 독특한, 또 파격적인 캐릭터를 소화한 이선균의 변신이 압권이다. 이선균이 맡은 조나단 나는 자존감, 자존심, 자신감 등 '자(自)'가 들어가는 모든 심리를 가진 캐릭터다. 여래와 사랑으로 만나지만 이후 그가 자신의 사업에 꼭 필요한 존재임을 알게 되면서 수년간에 걸친 가스라이팅을 시도하게 되는, 코믹하지만 또 섬뜩한 악역이다. 무엇보다 이선균은 작품에서 충격의 장발은 물론 진한 아이라이너, 가짜 콧수염, 화려한 패턴의 의상까지 파격적인 비주얼을 완벽히 소화해 보는 이들의 시선을 강탈한다.

이날 이선균은 "'기생충'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가기 전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너무 독특했다.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이걸 어떻게 찍나 싶었다. 솔직하게 그때까지는 부정적인 부분이 컸다"며 "워낙 이원석 감독이 독특한 영화를 찍어오지 않았나? 한 번 거절하더라도 이원석 감독이 궁금해 만났다. 일단 나에게 왜 이런 시나리오를 주는지 싶었다. 실제로 만나본 이원석 감독은 마치 기획부동산처럼 나를 띄워주려고 애를 쓰더라. 이원석 감독과 한 시간 미팅하고 미국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 이하늬를 만났다.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기생충' 수상 파티가 열렸는데 그곳에서 이하늬를 만났다. 하늬를 보고 한 첫 마디가 '이거 정말 할 거야?'라고 했다. 이하늬가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않나? 그리고 미국을 다녀온 이후 큰 고민을 안 했다. 다른 걸 다 떠나 솔직히 재미있었다. '기생충' 이후 기대치가 커졌다고 하는데 실제로 나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물론 너무 큰 작품에 참여하며 좋은 경험을 했지만 '기생충' 이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기존에 했던 것들이 사실적이고 무거운 캐릭터를 많이 했던 것 같아 다른 색깔의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소신을 전했다.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인 조나단 나 캐릭터에 대해서도 애정을 쏟았다. 이선균은 "일단은 촬영할 때 너무 재미있게 촬영했다. 나도 처음에는 조나단이란 역할이 어색했고 물론 관객도 처음 볼 때 당황할 것 같아 고민했다. 한편으로는 오히려 놀이하듯 과장된 캐릭터라 편하더라. 분명 호불호가 있겠지만 좋은 시퀀스들이 나온 것 같다. 초반 15분에서 20분 정도 당황스러운 캐릭터와 뜬금없는 신의 전개가 이어지지만 오픈 마인드로 또 긍정의 마인드로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웃겨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영화 제목에 '존 나(조나단)'가 들어가길 바랐다. 원래 원제도 '죽여주는 로맨스'였다. 제목에 '존나 죽여주는 로맨스'가 되길 바랐는데 그건 안됐다"며 "정말 이것저것 마음껏 했던 캐릭터인 것 같다"고 밝혔다.

'킬링 로맨스'의 조나단 나 포스터가 공개된 이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것 또한 이선균에게 특별했다. 그는 "세트장에 걸린 조나단 나 전신 초상화도 재미있었다. 처음에 나도 그 초상화 앞에서 인증 사진을 많이 찍었다. 그 초상화를 만들기 위해 실제로 내가 포즈를 취한 뒤 스케치했다. 거기에 근육을 좀 입힌 모습이다. 굉장히 재미있었다. 원래 내가 그렇지 않으니까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그 초상화를 스태프가 어떻게 처리했는지 너무 궁금하다. 봉준호 감독이 얼마 전에 문자 왔는데 '킬링 로맨스' 포스터를 캡처해서 '궁금하다' '개봉하면 꼭 보겠다'라며 연락해 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선균은 "이원석 감독이 '조문 오는 심정으로 극장에 와달라'고 농담처럼 이야기했는데 나도 같은 마음이다. 다양한 캐릭터로 이미지를 덮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영고짤(영원히 고통 받는 장면)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마음껏 가지고 놀아주셨으면 좋겠다. 관객이 이 순간만큼은 재미있게 봐주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킬링 로맨스'는 이하늬, 이선균, 공명이 출연했고 '상의원' '남자사용설명서'의 이원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4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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