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TSMC 투자 철회...챗GPT엔 투자할 생각 없다”

이재덕 기자 2023. 4. 1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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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 AP·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TSMC 지분을 단기 매도한 이유로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았다. 오픈AI의 생성형AI인 챗GPT 등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투자 여부에는 “투자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TSMC 지분 매각이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이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분명 고려한 요소 중 하나였다”고 답했다. 그는 “TSMC는 압도적인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경영 상황이 좋다”면서도 “(버크셔 해서웨이 본사가 있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냐, 대만이냐에 따라 (투자 결정에)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영어판인 니케이아시아는 버핏 회장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본을 배치할 더 나은 장소가 있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대만 기업 투자에 위험이 따른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버크셔 해서웨이가 TSMC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을 당시에도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존재했다는 점에서 TSMC 투자 철회에 또 다른 이유가 고려됐을 가능성은 있다. 그동안 워런 버핏은 ‘애플’ 정도를 제외하고는 불황기에 변동성이 큰 ‘기술주’에 대한 투자를 꺼려왔다. 최근 반도체 산업이 전반적으로 불황기에 접어든 것이 이번 투자 철회 결정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3분기에 TSMC 주식 6006만주(약 41억 달러)를 사들였다. 전체 투자 종목 중 상위 10위 안에 올랐을 정도로 대규모 투자였다. 다만 이 회사는 3개월여 후에 TSMC 주식 5177만주를 팔아치웠다. 한 분기 만에 TSMC 투자 대부분을 철회한 셈이다. 당시 외신에서는 “투자를 몇 달이 아니라 몇 년, 혹은 수십 년으로 생각하는 버크셔에게 이런 급격한 변화는 다소 이례적”(영국 파이낸셜타임즈)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버핏 회장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한 이토추상사 등 5개 무역회사와 공구업체인 탕가로이를 방문하기 위해 최근 일본을 찾았다. 인터뷰에서 ‘어떤 기업을 선호하냐’는 질문에 그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회사”라며 “나는 사업에 대해 이해할 수 있지만, 현재나 미래의 경쟁 환경에 대해서는 모른다. (장기간 투자한) 코카콜라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을 계기로 커진 금융시장의 위기를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는 “(금융 공황이 일어난) 1907년 같은 위기도 미리 알 수 없었다”며 “중요한 것은 좋은 사업, 적절한 가격, 좋은 경영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혼란은) 이어질지도 모르지만 투자 전략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사람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내가 원하는 가격에 무언가를 팔러왔을 때 나는 탐욕스럽게 대응한다”고 말했다.

또한 버핏 회장은 12일 일본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는 ‘챗GPT 등 AI에 투자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마음은 들지 않는다”며 “한 시민으로서는 챗GPT가 좋지만 투자자로서는 다르다”고 말했다. ‘AI 기술의 발전이 경제·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며 “문제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가장 많이 투자한 업체는 ‘애플’로, 2022년 말 기준 투자 포트폴리오의 40% 이상을 애플에 할당했다. 기술주 투자를 꺼리는 버핏 회장이 애플에 투자한 것에 대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버핏 회장은 애플을 (기술 기업이 아닌) 소비재 기업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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