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터져나온 與 중진 회의 "읍참마속 단칼에 해야"
지도부 구설수에 "품격에 맞는 언행" 주문
전광훈 목사 논란에는 "당론으로 강하게 대처해야"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여당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12일 당 중진의원들이 김기현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중진 의원들은 '총선 승리'를 강조하며 최근 지도부의 잇따른 구설수를 비판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논란에는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국회 부의장인 5선 정우택 의원은 "이번 지도부는 내년 총선을 이겨야 하는 아주 절체절명의 사명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 그러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이 시점에 최근 여러 가지 상황은 우리한테 그렇게 녹록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표적인 게 전당대회 이후에, 최근에 발표된 갤럽조사에서 우리 당 지지율이 32% 나오고 있다. 한 달 새 7%P가 빠졌다"며 "전대 이후에 지지율이 하락한다는 건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최근 보궐선거 결과도 지자체 선거이긴 하지만 이것이 주는 시그널도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현장에 있어 보면 우리 당에 중심적인 분들이 우리 집권 여당의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면서 "이런 언행이 이뤄지지 못하면 결국 현장서 뛰는 당원들 힘들어한다. 그래서 이런 것에 대해 엄격한 이제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전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5선의 정진석 의원도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되고 말 것"이라면서 "해야 할 일은 적재적소에, 적시 적소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신상필벌을 하는 건 이건 지도부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만일 읍참마속 해야 할 일이 발생했다면 주저하면 안 된다"면서 "이건 주저하면 안 된다. 단칼에 해치우지 않으면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4선의 홍문표 의원은 "지금 전광훈 목사가 20~30만을 우리 당에 심어놨고 그 힘으로 우리 당이 버티고 있단 식으로 선전이 온갖 되고 있다"며 "이 문제를 당론으로 결정해 빨리 수습해야지 전 목사 손아귀에 움직여지는 그런 당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홍 의원은 또 "지금 지도부가 다 계시는데 지도부 회의하기 30분 전에 티타임 안 하나? 저는 해야 한다고 본다"며 "지도부 최고위원들이 의견을 조율 해야지 우리가 각자도생하면 다 죽는다"고 했다.
그는 "그날 나와야 할 최고위 회의 의제가 있다면 극비가 아닌 이상 서로가 소통해서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게 어떠냐 해야지 각자도생으로 한마디씩 하다 보니까 지도부가 분열된 거 같고 자기 생색만 내는 것 같이 돼버린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전 목사의 당 개입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당 지도부는 전 목사와 선을 그으면서도 "우리 당과 상관없는 사람"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있다.
지도부의 잇따른 설화도 문제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의사를 피력한 뒤 비판을 받았음에도 "전 목사가 우파를 천하 통일했다"는 발언으로 현재 자숙에 들어간 상태다.
당 민생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조수진 최고위원도 양곡관리법의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언급했다가 비판받았다.
총선 체제에 재빠른 대비도 당부했다. 정진석 의원은 영입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재발굴위원회를 구성해서 가동해야 한다. 총선이 임박해서 사람을 고르네, 뭐하네 하면 그 밥에 그나물 소리 듣는다"며 "그러지 말고 1년 전부터 밀도 있게 사람을 발굴하고 이런 사람들로 미래를 대비한다는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임 원내대표인 5선의 주호영 의원도 인재 영입과 함께 데이터로 뒷받침되는 공정한 공천을 주문했다. 그는 "20대(2016년)와 21대(2020년) 총선은 우리 환경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공천 과정 잡음 때문에 진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그 2번의 총선 과정에서 당내 공천 분란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당헌·당규에 따라 어떻게 공천한다는 원칙을 빨리 확정해서 발표해야 한다"며 "공천 원칙에 적용할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당협 감사 등을 빨리 해서 당원들이 승복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중진 의원들은 정책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5선의 서병수 의원은 "정치는 경제와 직결된다. 경제가 좋을 땐 우리 정치인들이 이런저런 실수 한다 한다고 하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관용이 되지만 경제가 어렵고 생활이 쪼들리면 (국민은) 굉장히 짜증 난다"고 했다. "요즘 언론을 보면 정치인들 쌈박질하는 모습만 노출된다"며 "이런 경우에 국민이 야당보다 여당과 정부를 원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기현 대표 체제가 출발하는 마당에 국민들께 연금 노동 교육개혁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면서 "우리 국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알고 그걸 잘 해결해주는 그런 경제정책에 초점을 맞춰서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정우택 의원은 "김기현 대표가 국회의원 수를 30명 줄이겠다 발표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한 제안인데 잘 부각되지 않고 있다"고 아쉬움을 전하며 "이에 대해 우리 당이 적극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당론으로 정해서 이걸 관철해나가는 모습을 보일 때 저는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다"고 했다.
정 의원은 "무역적자가 14개월째 계속되는데 산업통상자원부는 뭘 하고 있는지 발표도 없다"며 "우리 당이 주도적으로 수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부처별로 총동원해서 국민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에 우리 당이 정책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양곡관리법에 대해 "지금 여론은 '대통령이 왜 양곡관리법을 반대하지? 농민을 위한다는데 집권당이 왜 반대하지?' 이렇게 양비론으로 정리가 돼 버렸다"며 "우리 당이 홍보 차원에서 어디서든 간에 양곡관리법을 거부하는 대통령실의 입장과 거부권을 행사해 국가와 농민에게 이익이 되는 부분이 뭔지 확실하게 보여야 한다"고 했다.
4선의 윤상현 의원은 미국 정보기관의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에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국제관계에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국도 없다"며 "한국과 미국 국방장관이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사실관계 파악이나 진상규명은 비공식적으로라도 끝까지 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국격에 맞는 한미관계, 주종관계 동맹이 아닌 대등한 동맹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한편 참석한 태영호 의원은 "당 지도부의 구성원으로서 지금까지 여러 언행 때문에 당 지도부에 부담을 준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중진 의원들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미안하단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태 의원은 '제주 4.3사건 김일성 지시설'을 여러 차례 주장하며 큰 비판을 받았다.
태 의원은 그러면서도 "중진 의원들께 한 가지 부탁 말씀드린다"며 "지금 당 지도부가 구성된 지 한 달 밖에 안됐다. 여러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는데 중진 의원께서 우리 김기현 대표님을 앞장서서 보호해주는 이런 역할을 좀 해주십사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김 대표가 혼자서 민주당을 상대하고 윤석열 정부를 옹호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이런 와중에 우리 당에서 원외에 계시는 중진 분들이 김 대표를 뜬금없이 아무런 구체적인 근거 없이 흔들고 있다"고 했다.
p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국 도·감청 의혹까지...국민의힘, '산 넘어 산'
- 박영수 전 특검에 적용된 '수재죄'…헌재 단골 손님
- [원세나의 연예공:감] #사적복수 #참교육 #사이다…'모범택시2' 흥행 키워드
- 유동규 "정진상·김용과 술 마시며 이재명 당선 도모"
- 국민의힘, '전광훈의 강' 건널 수 있나...일단 거리두기?
- [김병헌의 체인지] '전광훈 손절'은 '삼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다
- 한은 기준금리 또 동결…카드론 금리도 '뚝' 떨어질까
- '비아이 마약 무마' 양현석 오늘 항소심 시작…1심 무죄
- [TF인터뷰] 김건우, 중독 끊어낸 영광스럽지만 넘어야 할 산 '더 글로리'
- '10억 뒷돈' 이정근 오늘 1심 선고…구형은 징역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