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40대 ‘일자리 중추’ 흔들… ‘경제 허리’ 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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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취업자는 10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경제의 허리'인 40대 일자리는 9개월째 감소세를 면하지 못했다.
청년 고용도 5개월째 줄어든 가운데, 핵심 일자리인 제조업에서는 취업자가 4만9000명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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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근간’ 제조업 취업자
4만9000명 감소‘19개월래 최대’
청년층 일자리는 5개월 연속 줄어
전체 취업자는 46만명 늘었지만
60대 이상 빼면 7만8000명 감소
“경기침체로 양질 일자리 줄어”
올해 3월 취업자는 10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경제의 허리’인 40대 일자리는 9개월째 감소세를 면하지 못했다. 청년 고용도 5개월째 줄어든 가운데, 핵심 일자리인 제조업에서는 취업자가 4만9000명이 줄었다. 2021년 8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층 증가 폭은 3년 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대조를 이뤘다. 한국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 일자리와 40대·청년 일자리 감소에 따른 고용 한파가 본격화함에 따라 혁신성장을 통한 민간 주도의 일자리 확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2023년 3월)’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2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46만9000명 늘었다. 그러나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 취업자는 5개월째, 40대 취업자는 9개월째 줄었다. 청년층 고용률도 46.2%로 0.1%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 54만7000명 늘었으나 60세 이상을 제외한 연령대에서는 7만8000명 감소했다.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2월(57만 명)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 따른 수출 부진이 고용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역수지가 13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등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제조업의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4만9000명)은 2021년 8월(-7만6000명)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자·기계장비를 중심으로 석 달째 감소한 것이다. 도소매업(-6만6000명), 건설업(-2만 명) 등도 일제히 줄었다. 정부의 조기 재정 투입 확대와 본격적인 일상 회복에 힘입은 보건·복지업(18만6000명)과 숙박·음식점업(17만7000명), 정보통신업(6만5000명) 등에서만 취업자 수가 늘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겉으로 드러난 ‘취업자 수 증가세 전환’이라는 숫자에 안주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국 기업들의 제조업 경쟁력이 감소하고, 경기침체로 인해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고령층은 비정규직으로 내몰린다”면서 “정부가 주도하는 일자리는 재정지출 부담으로 이어지는 데다 대부분 임시직이기 때문에 기업 투자에 의해 민간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공부문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다”며 “일자리 증대를 위해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 성장의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제4차 일자리 전담반(TF) 회의’에서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번 고용 지표에 대해 “경기 둔화에도 본격적인 일상 회복에 따른 대면 활동 증가와 돌봄수요 확대 등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며 “조선업·뿌리산업·보건·복지업 등 주요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일할 사람을 제대로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직접 만드는) 직접일자리 사업을 통해 올해 상반기 99만4000명 이상 채용해 연간 계획 인원(104만4000명)의 95.2%를 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빈 일자리 해소방안’의 이행상황과 추진실적도 점검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직접일자리 사업의 경우 조기 집행을 통해 연간 계획 104만4000명 중 92만8000명의 채용을 1분기 내 마무리했다. 당초 계획했던 92만4000명을 초과 달성한 규모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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