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선물'까지…'제2의 이정후'의 잊을 수 없었던 선발 데뷔전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팬분들이 밥을 사주셨어요"
롯데 자이언츠 '특급유망주' 김민석은 지난 9일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의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는 수차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규시즌 라인업에서는 이름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김민석이 마침내 선발로 출격하게 된 것.
김민석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팀 간 시즌 3차전에 중견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데뷔 첫 안타와 타점을 수확했고, 팀 연패 탈출의 선봉장에 섰다. 수비에서도 탄탄한 모습을 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가장 먼저 김민석이 돋보였던 장면은 수비였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7회초 2사 1루. KT 박경수가 친 타구가 사직구장의 가장 깊숙한 좌중간 방면으로 빠르게 뻗어나갔다. 잘맞은 타구는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성으로 보였다.
이때 김민석이 펜스에 몸을 부딪혀 가며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선발 나균안은 김민석의 탄탄한 수비를 보자 오른팔을 번쩍 들어 고마운 마음을 표했고, 타구가 잡힌 박경수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좋은 수비 후 곧바로 좋은 타격이 나왔다. 첫 안타는 가장 중요한 찬스 상황이었다. 김민석은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7회말 무사 1, 2루 득점권 찬스에서 KT 박세진을 상대로 6구째 139km 직구를 공략, 우익수 방면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뽑아냈다. 프로 데뷔 첫 안타에 타점까지 보태는데 성공했다.
활약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김민석은 4-0으로 앞선 8회말 2사 1, 2루에서 다시 한번 타석에 들어섰고, KT의 바뀐 투수 김태오의 2구째 120km 커브를 받아쳐 이번에는 중견수 방면으로 타구를 보냈다. 그리고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데뷔 첫 선발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 잊을 수 없는 선발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특급 유망주' 다운 활약을 펼친 뒤 김민석은 팬들로부터 뜻밖에 선물을 받았다. 최고의 하루를 보낸 김민석은 9일 경기가 종료된 뒤 사직구장을 찾은 부모님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때 팬이 김민석을 알아봤고, 김민석과 부모님의 식사 비용을 지불해준 것. 11일 사직 LG 트윈스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김민석은 "팬분들께서 밥을 사주셨다"고 쑥쓰럽게 웃었다.
김민석은 지난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은 선수로 휘문고 재학 시절부터 출중한 타격 실력을 바탕으로 '제2의 이정후'라고 불려왔다. 그리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연습경기에서 한 경기 '5안타'를 기록, 시범경기 12경기에서도 6안타 2타점 2득점 타율 0.273 OPS 0.678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나날이 성장해 나가고 있다.
이미 호주 질롱코리아와 연습경기, 시범경기에서 수 많은 안타를 뽑아낸 김민석은 첫 안타를 친 소감을 묻자 "여운이 길지는 않았다"고 말했으나 "영상은 세 번 정도 돌려봤다"고 미소를 지었다. 래리 서튼 감독은 "김민석은 지난 일요일(9일) 굉장히 좋은 경기를 펼쳤다. 외야에서 멋진 캐치도 하나 보여줬고, 필요할 때 2안타도 쳐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앞으로 김민석의 기용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사령탑은 "내 경험상 신인 선수가 매일 경기에 나가면 좋지만, 다른 방법으로는 그 선수가 가장 성공할 수 있는 환경에서 내보내는 것이 선수의 자신감에 도움이 되고 성공할 확률도 높아진다"며 "성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서 김민석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 김민석.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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