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가짜뉴스 숙주는 저질정치·편향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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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시 주목받는 '안개'라는 노래에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라는 소절이 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가짜 뉴스는 원래 의미가 아닌, 정치적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만들어진 거짓 공세라고 정의해야 할 듯하다.
첫째, 대부분의 가짜 뉴스가 정치와 연관된 내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치 관련 가짜 뉴스들이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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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시 주목받는 ‘안개’라는 노래에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라는 소절이 있다. 마치 지금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많은 국민이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혼란에 빠져 있다. 반면에 ‘정치적 확증편향’에 중독된 일부는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진영 논리의 집단 광기에 매몰돼 있다.
사실과 관계없이 만들어진 괴담들이 대량 생산되고, 추종 세력들은 이를 온라인에 퍼 나른다. 처음에는 온라인 공간에서 누릴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향유하는 일각의 이탈 행동으로 생각됐다. 실제로 2016년에 처음 가짜 뉴스를 확산시켰던 마케도니아 대학생들은 재미있는 용돈 벌이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 되면서 정치 문제로 비화하자, 그 비판은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추천 알고리즘에 쏟아졌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가짜 뉴스는 이 수준을 넘어 악성 진화하고 있다. 지난 대선 기간에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가짜 뉴스들이 대량 생산되고 조직적으로 확산됐다. 그런 분위기는 대선이 끝나고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계속돼 ‘천공’ ‘청담동 카페’에 이은 ‘친일’ 괴담까지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가짜 뉴스는 원래 의미가 아닌, 정치적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만들어진 거짓 공세라고 정의해야 할 듯하다. 그 이유로 세 가지 근거를 들 수 있다.
첫째, 대부분의 가짜 뉴스가 정치와 연관된 내용이라는 것이다.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가짜 뉴스들은 연예나 스포츠처럼 관심을 끌기에 좋은 주제들이 주를 이루게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치 관련 가짜 뉴스들이 주도하고 있다. 양극화돼 있는 정치 지형은 정치적 가짜 뉴스가 상업적으로도 더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둘째, 기성 언론 특히 공영방송이 가짜 뉴스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정권이 구축해 놓은 정파적 방송 체제가 정권 교체 이후에도 견고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KBS와 MBC는 현 정부의 정책과 관련해 사사건건 의도적인 가짜인지 오보인지 모를 뉴스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 가짜 뉴스들을 친야 성향 인터넷 매체들이 온라인에서 퍼 나르고, 방송사들이 후속 뉴스로 재생산하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돼 있다.
셋째, 가짜 뉴스가 창궐하는 또 다른 원인은 각 진영에 속한 정치인이나 지지자들이 정치적 편견에 매몰돼 상대 진영의 말을 전혀 듣지 않거나 왜곡 인지하는 ‘집단 난독증(難讀症)’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병리 현상은 맹목적 추종 집단을 형성하고, 그것은 가짜 뉴스가 사회 지배 여론으로 확대되는 토양이 되고 있다. 가짜 뉴스와 팬덤 정치는 서로 공생하는 동반자라 할 수 있다.
정상적인 언론 체제가 작동하는 개방 사회에서 가짜 뉴스는 성행할 수 없다. 그러므로 공영방송 등 기존 매체들의 가짜 뉴스 주도가 더 심각한 문제다. 결국, 정치 예속화한 언론 시스템이 가짜 뉴스의 숙주인 셈이다. 강한 정치 편향성을 지닌 인사가 방송통신위원으로 추천된 것도 그런 단면으로 볼 수 있다. 가짜 뉴스에 대한 법적 규제가 필요한 건 분명하지만, 정상 궤도를 이탈한 정치를 정상화하는 게 더 근본적인 처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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