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통에 15개월 딸 시신 은닉한 친모, 사망 시점 번복…이유 묻자

생후 15개월 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김치통 등에 담아 3년 동안 은닉한 혐의(아동학대치사)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가 두 번째 공판에서 딸의 사망원인에 대해 “아침에 일어나니 딸이 죽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친모인 서모 씨(36)는 11일 의정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조영기)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2020년 1월 4일 아침에 자고 일어나보니 딸이 숨져있었다”라고 했다.

앞서 서 씨는 2019년 8월 11일 딸이 숨졌다고 진술했다. 당시 수사기관은 서 씨의 딸이 2020년 1월 6일 전후로 사망했을 거라 판단했으나 아니라고 했던 것. 서 씨가 언급한 날짜는 남편 최모 씨(31)가 교도소에 수감된 2019년 8월 6일 직후다.

재판장이 “2019년 8월에 딸이 사망했다고 주장한 이유는 뭔가”라고 묻자 서 씨는 “내가 아기를 학대하지 않았다는 증언을 친부인 최 씨가 해주길 바라서 그랬다”고 했다.

서 씨는 아기가 사망한 이유를 묻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재판장이 “짐작하는 사망원인은 없는가, 아기가 평소 특별히 질환이 있었는가”라고 물어도 서 씨는 “잘 모르겠다, 없었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안방 매트리스에서 같이 잤고 아침에 일어나니 아기가 사망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서 씨는 2020년 1월 초 평택시 자택에서 생후 15개월 딸 A 양을 방치해 사망케 한 뒤 3년간 시신을 김치통 등에 담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 씨는 2019년 8월부터 딸 사망 전까지 70여 차례 걸쳐 A 양을 집에 둔 채 왕복 5시간 거리에 있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최 씨를 면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딸이 아파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국가예방접종도 18회 중 3회만 접종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