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랑 45주년 기념 전시회 작가 21명 ‘밤하늘의 별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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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이 끝나고 이제 막 안정을 찾기 시작했던 1954년 9월, 서울 종로4가(현 청계로 근처) 천일백화점의 천일화랑에선 작고작가 3인전이 열렸다.
작고작가전은 대한미술협회와 서울신문사가 공동주최했고 천일화랑이 모든 비용을 부담했다.
구본웅의 차남 구상모씨는 "천일화랑까지 작품 심부름을 했었다. 중학교 1학년의 기억으로 전시장이 아주 컸던 기억이 난다"면서 "3인전을 통해 아버지의 그림들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아니었다면 먼지처럼 흩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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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이 끝나고 이제 막 안정을 찾기 시작했던 1954년 9월, 서울 종로4가(현 청계로 근처) 천일백화점의 천일화랑에선 작고작가 3인전이 열렸다. 전쟁중에 유명을 달리한 김중현, 구본웅, 이인성의 추모전이었다. 세 작가 모두 한국 근대미술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작가들로 평가된다. 당시에도 이들의 죽음은 미술계에 커다란 충격이자 슬픔이었다. 나이가 불과 52세, 47세, 38세였다. 작고작가전은 대한미술협회와 서울신문사가 공동주최했고 천일화랑이 모든 비용을 부담했다.
천일화랑은 1954년 7월 천일백화점과 함께 호기롭게 오픈한 화랑이었다. 상설 전시와 동시에 작품판매도 함께 하려했던 야심찬 계획이었으나, 당시 경제상황이 여의치 못해 6개월만에 문을 닫아야했다. 화랑을 운영했던 이는 이완석(1915-1969). 충남 공주 태생으로 동경 태평양미술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제약회사 ‘조고약’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 조고약이 천일백화점을 오픈할 때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백화점 지배인으로 활동했다. 천일화랑은 이완석이 가난한 미술가 친구들의 작품을 백화점 고객들에게 적극 프로모션하고자 했던 복안이었다.
비록 6개월의 짧은 역사를 가진 천일화랑이지만 이후 딸인 이숙영이 1978년 서울 인사동에 예화랑을 열었다. 2010년 그가 별세한 이후에는 딸인 김방은 대표가 이모인 이승희 대표와 함께 신사동에서 화랑을 운영하고 있다.
예화랑은 45주년 기념해 천일화랑에서 시작해 예화랑까지 인연을 맺은 한국 근대미술의 초창기 작가 21명의 작품을 소개하는 ‘밤하늘의 별이 되어’전을 개최한다.
구본웅의 드로잉 2점을 비롯해 오지호, 남관, 임군홍, 이인성, 윤중식, 손응성, 유영국, 최영림, 장욱진, 이준, 이대원, 임직순, 홍종명, 정규, 문신, 권옥연, 천경자, 변종하 작품이 모였다. 특히 부부였던 김환기와 김향안의 작품이 나란히 전시된 것도 눈길을 끈다.
전시 준비 과정에서 찾은 3인 유작전 관련 사진들과 자료들, 그리고 김 대표가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이완석 관련 자료들도 볼 수 있다. 김대표는 “이번 전시는 개인적인, 가족적인 인연을 넘어 한국현대미술사의 초기를 함께 했던 작가들의 작가 정신을 오늘날에 되살려보겠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구본웅, 김중현의 유족들이 참석해 당시 ‘작고작가 3인전’에 대해 이야기했다. 구본웅의 차남 구상모씨는 “천일화랑까지 작품 심부름을 했었다. 중학교 1학년의 기억으로 전시장이 아주 컸던 기억이 난다”면서 “3인전을 통해 아버지의 그림들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아니었다면 먼지처럼 흩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빛 기자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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