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원 투자 드라이브”...정의선 ‘글로벌 톱3’ 승부수
현대차그룹, 전기차 31종·364만대 목표
플랫폼·기술 분야서 ‘초격차’ 늘릴 것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톱3’.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에 승부수를 띄웠다. 오는 2030년까지 8년간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해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51만대로 늘리고,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364만대까지 확대한다는 큰 그림이다. 현재 세계 7위 수준인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도 세계 3위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1일 경기도 화성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공식에는 윤석열 대통령 등 정부 핵심 관계자를 비롯해 정 회장과 송호성 기아 사장 등 현대차·기아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오는 2030년까지 총 31종의 전기차 제품군을 확보하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 ‘톱3’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올해는 기아가 출시하는 ‘EV9’과 현대차가 오는 2024년 공개하는 ‘아이오닉 7’이 그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부문에 투자하는 비용은 24조원이다. 앞서 발표한 21조원에서 3조원이 늘었다. 연간 생산량도 그만큼 확대하기로 했다. 정확하게는 지난 3월 윤 대통령이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할 때 언급했던 144만대 규모에서 7만대가량 전기차 생산 목표를 높였다. 이를 위해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을 차례로 선보이면서 기존 공장을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정 회장의 시선은 ‘글로벌 톱3’를 향하고 있다. 내연기관을 포함한 전체 판매 대수가 아닌 전기차 부문을 의미한다. 전 세계적인 탈탄소 움직임 속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전기차 부문에서 ‘빅3’를 선점해 자율주행 및 AAM(선진항공교통) 등 미래 기술을 주도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총 37만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전 세계 7위를 기록했다. 1위는 131만대를 판매한 테슬라였다. 비야디(BYD·93만대), 상하이자동차(90만대), 폭스바겐그룹(57만대), 지리자동차(42만대), 르노닛산(39만대)이 그 뒤를 이었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폭발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생산규모 확장이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내수시장이라는 방패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를 제치고 3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 자체가 대단한 것”이라며 “이번에 발표한 대규모 투자 규모와 함께 공격적인 판매 전략이 받쳐줘야 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
관건은 완성도와 기술 격차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국내 전기차 생산-연구개발-인프라-연관산업의 선순환도 촉진해야 한다. 정 회장이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제품군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과 연구시설 구축 ▷초고속 인프라 구축을 강조하며 한국을 ‘전기차 허브’로 키우려는 이유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도 확대한다. 오는 2025년 도입하는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먼저다.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IMA)’ 체계 아래 차급별로 다양한 플랫폼도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도 정 회장의 주목하는 사안이다. 정 회장은 지난 9일 폐막한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다양한 부스를 다니며 중소 전기차 업체 대표들과 어떤 배터리를 장착했는지 논의하기도 했다. 그룹도 전기차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 등 PE(Power Electric)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All Electric Range·AER) 증대 기술 개발도 국내 배터리 업체와 함께 진행 중이다.
이날 기공식에서는 송호성 기아 사장이 정 회장 대신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현대차그룹이 앞장서 대한민국이 글로벌 전기차 3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연구개발·생산·인프라 등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공식이 열린 화성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은 현대차그룹이 1994년 현대차 아산공장을 기공한 후 29년 만에 짓는 완성차 공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약 3만평 부지에 총 1조원을 투입했다. 오는 2025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해 연간 최대 15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방침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설비 효율화와 친환경 시설을 구축해 탄소 배출량을 기존 공장대비 약 20% 줄이고, 설비 국산화율을 99%로 늘려 국내 중소·중견제조업체와 수익을 나눈다. 특히 전기차 생산 공장 내에서 쓰이는 산업용 로봇은 국산 지능형 로봇으로 채워진다.
신설 공장에서는 기아가 2025년에 선보이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urpose Built Vehicle·PBV) 최초 모델인 프로젝트명 ‘SW’의 중형급(Mid-Size) 차량을 개발한다. SW는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PBV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으로 다양한 종류의 차체를 유연하게 결합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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