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 주요 시설물 중 65개가 미흡·불량 판정 받아

김병욱 의원 자료… D(미흡) 61개, E(불량) 4개로 집계돼
A(우수)는 1719개, B(양호)는 7615개, C는(보통) 404개
분당 정자교 사고 고려할 때 검사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 나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시설물안전법)에 따라 주기적으로 점검을 받아야 하는 주요 시설물 가운데 지난해 부산에서는 61개가 D등급(미흡), 4개가 E등급(불량)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내 고량인 정자교 붕괴 사고 등으로 시설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실정이어서 더 강화된 검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분당을)이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시설물안전법상 관리대상인 전국의 시설물 16만2021개 중 660개가 미흡(612개), 또는 불량(48개) 등급에 해당됐다. 도로 교량(2만8857개)으로 범위를 좁히면 D등급은 170개, E등급은 19개였다. D등급 이하를 받은 도로 교량은 2020년 142건, 2021년 186건, 2022년 189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와 국토안전관리원은 관련 법에 따라 시설물을 1~3종으로 분류해 검사한 뒤 상태에 따라 A(우수), B(양호), C(보통), D(미흡), E(불량) 판정을 내린다. D등급은 ‘긴급한 보수·보강 필요’, E등급은 ‘즉각 사용 금지 및 보강·개축 시급’을 의미한다.

지난 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일어난 정자교 붕괴 사고 현장. 연합뉴스

지난해 부산의 집중 점검 대상 시설물은 9803개였다. 판정 결과는 A등급 1719개, B등급 7615개, C등급 404개, D등급 61개, E등급 4개였다. 도로 교량(524개) 가운데는 1개가 D등급이었으며 E등급은 없었다. 철도 교량(68개)은 모두 C등급 이상에 포함됐다. 부산의 전체 점검 대상 시설물 중 D등급은 2020년 42개, 2021년 65개, 2022년 61개로 최근 2년 동안 60개 이상을 기록했다. E등급은 2020년 1개에서 2021년 6개로 늘어났으나 지난해에는 전년에 비해 2개가 줄었다.

국토안전관리원은 부산의 시설물은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인천은 114개, 서울은 74개가 D·E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분당 정자교가 C등급이었지만 붕괴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한 점을 고려할 때 안심할 수 없다며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의원도 “주요 시설물이 A, B, C 등급을 받았다고 해서 안전불감증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별로 하위 등급을 받은 도로와 교량, 건축물에 대해 특별안전점검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