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법을 벗어난 ‘구상 회화’…동시대 작가 작품들 한 자리에 모여
김민기자 2023. 4. 1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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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에서 추상과 구상을 구분하는 것은 더 이상 큰 의미를 갖지 않지만, 한국 미술사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분류로 여겨진다.
이런 구분을 벗어나 구상 회화를 그리고 있는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의 한자리에 모은 전시가 일민미술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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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민미술관 ‘히스테리아’展
현대 미술에서 추상과 구상을 구분하는 것은 더 이상 큰 의미를 갖지 않지만, 한국 미술사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분류로 여겨진다. 한국 미술사에서 추상은 미니멀리즘 회화 혹은 단색화로, 구상은 역사적 리얼리즘 혹은 민중미술로 오랫동안 생각되어 왔다. 이런 구분을 벗어나 구상 회화를 그리고 있는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의 한자리에 모은 전시가 일민미술관에서 열린다.
14일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개막하는 ‘히스테리아: 동시대 리얼리즘 회화’는 구상 회화를 다루는 국내 작가 13명의 작업 100여 점을 선보인다. 윤율리 일민미술관 학예팀장은 “최진욱, 이수경, 정수진, 노충현 작가는 회화가 세계에 반응하는 방식을 탐구해 온 작가”라며 “그러나 민중미술 중심의 리얼리즘 회화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의식 하에 전시는 구상 회화의 여러 양상을 보여준다.
1층 전시장의 문을 여는 것은 최진욱의 작품 ‘그림의 시작’(1990)과 ‘자화상’(1992)이다. 윤 학예팀장은 “작가가 구상 회화를 그릴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이 ‘무엇을 그리느냐’라고 들었다”라며 “최진욱 작가가 가장 가까운 작업실에서 출발해 ‘하교길2’ 등의 작품에서 거리와 사회로 나아가는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층 전시실 가장 안쪽 방에는 이수경 작가의 회화 작품이 걸려있다. 이수경 작가는 깨진 도자 파편을 이어 붙인 ‘번역된 도자기’ 작품으로 유명하다. 처음에 자신의 대표작인 도자기가 아닌 회화 작품을 전시한다는 제안을 받아 작가는 망설였다고 한다. 그러나 2008년 작품부터 지난해 그린 것까지 6개 작품이 전시돼 이 작가의 색다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최진욱 이수경 정수진 노충현 등 중견 작가들과 같은 결로 언급될 수 있는 작가로 노상호 손현석 이재석 임노식 정수정 함성주 김민희 조효리 김혜원의 작품을 함께 배치했다. 이들 작품에서는 현실 속 풍경을 넘어 온라인이나 대중 매체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온라인의 밈(meme)을 집착에 가까울 만큼 많은 양을 수집한 뒤 섞어 작품에 활용하거나(노상호),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시각 언어를 전통 회화의 방식과 엮는 식(정수정)이다.
국제 미술사에서는 이미 추상과 구상의 구분을 넘어 1980년대 ‘신표현주의’가 등장했고, 동시대 미술의 양상은 회화적 기법보다는 다양한 사회·정치적 이슈와 맞물려 전개되는 중이다. 단, ‘히스테리아’전은 구상 회화의 그리는 방식이나 소재에 집중한 것이 두드러진다.
이에 대해 윤 학예팀장은 “그리는 사람이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아니라 결심이 사라진 회화”라며 “그림의 대상들 중 어느 하나가 중요하다고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균등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시를 준비하며 놀란 것은 참여 작가들이 중견임에도 미술관 전시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논의되지 못한 회화 담론을 살필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전시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연계 프로그램으로 펼쳐진다. 5월 중에는 인문학 프로그램 ‘역자후기26’과 ‘아티스트 토크’가 예정되어 있다. 수·일요일 오후 3시에는 현장 신청자를 대상으로 도슨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전시는 6월 25일까지. 5000~7000원.
현대 미술에서 추상과 구상을 구분하는 것은 더 이상 큰 의미를 갖지 않지만, 한국 미술사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분류로 여겨진다. 한국 미술사에서 추상은 미니멀리즘 회화 혹은 단색화로, 구상은 역사적 리얼리즘 혹은 민중미술로 오랫동안 생각되어 왔다. 이런 구분을 벗어나 구상 회화를 그리고 있는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의 한자리에 모은 전시가 일민미술관에서 열린다.
14일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개막하는 ‘히스테리아: 동시대 리얼리즘 회화’는 구상 회화를 다루는 국내 작가 13명의 작업 100여 점을 선보인다. 윤율리 일민미술관 학예팀장은 “최진욱, 이수경, 정수진, 노충현 작가는 회화가 세계에 반응하는 방식을 탐구해 온 작가”라며 “그러나 민중미술 중심의 리얼리즘 회화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의식 하에 전시는 구상 회화의 여러 양상을 보여준다.
1층 전시장의 문을 여는 것은 최진욱의 작품 ‘그림의 시작’(1990)과 ‘자화상’(1992)이다. 윤 학예팀장은 “작가가 구상 회화를 그릴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이 ‘무엇을 그리느냐’라고 들었다”라며 “최진욱 작가가 가장 가까운 작업실에서 출발해 ‘하교길2’ 등의 작품에서 거리와 사회로 나아가는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층 전시실 가장 안쪽 방에는 이수경 작가의 회화 작품이 걸려있다. 이수경 작가는 깨진 도자 파편을 이어 붙인 ‘번역된 도자기’ 작품으로 유명하다. 처음에 자신의 대표작인 도자기가 아닌 회화 작품을 전시한다는 제안을 받아 작가는 망설였다고 한다. 그러나 2008년 작품부터 지난해 그린 것까지 6개 작품이 전시돼 이 작가의 색다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최진욱 이수경 정수진 노충현 등 중견 작가들과 같은 결로 언급될 수 있는 작가로 노상호 손현석 이재석 임노식 정수정 함성주 김민희 조효리 김혜원의 작품을 함께 배치했다. 이들 작품에서는 현실 속 풍경을 넘어 온라인이나 대중 매체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온라인의 밈(meme)을 집착에 가까울 만큼 많은 양을 수집한 뒤 섞어 작품에 활용하거나(노상호),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시각 언어를 전통 회화의 방식과 엮는 식(정수정)이다.
국제 미술사에서는 이미 추상과 구상의 구분을 넘어 1980년대 ‘신표현주의’가 등장했고, 동시대 미술의 양상은 회화적 기법보다는 다양한 사회·정치적 이슈와 맞물려 전개되는 중이다. 단, ‘히스테리아’전은 구상 회화의 그리는 방식이나 소재에 집중한 것이 두드러진다.
이에 대해 윤 학예팀장은 “그리는 사람이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아니라 결심이 사라진 회화”라며 “그림의 대상들 중 어느 하나가 중요하다고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균등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시를 준비하며 놀란 것은 참여 작가들이 중견임에도 미술관 전시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논의되지 못한 회화 담론을 살필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전시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연계 프로그램으로 펼쳐진다. 5월 중에는 인문학 프로그램 ‘역자후기26’과 ‘아티스트 토크’가 예정되어 있다. 수·일요일 오후 3시에는 현장 신청자를 대상으로 도슨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전시는 6월 25일까지. 5000~7000원.
김민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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