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해외도피 도운 수행비서에 징역 1년6월 구형

수원지법 첫 공판서 혐의 인정…28일 선고공판 예정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해외도피를 현지에서 도운 수행비서 박모씨가 2월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2023.2.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검찰이 '쌍방울그룹 각종 비리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회장의 수행비서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수원지법 형사3단독 김주옥 판사는 12일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 박모씨(47)에 대한 변론을 종결했다. 이날 첫 공판이었지만 박씨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해 김 판사는 결심공판으로 심리를 마무리 했다.

검찰은 최종 의견진술에서 "김 전 회장이 해외로 도피할 수 있게끔 도운 박씨는 이 사건에서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다만, 수사에 협조하고 자신의 죄를 반성하는 점도 참작했다"고 구형사유를 밝혔다.

박씨의 변호인은 "박씨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했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김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즉 역할이 보조적인 위치에 있을 뿐이다. 박씨는 국내로 돌아오고 싶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의 허락없이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는 신분이다. 이러한 점도 참작해달라"고 최후변론을 마쳤다.

박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8개월 간, 타국에서 생활하면서 단 하루도 행복한 시간이 없었다. 너무 힘들었고 보고싶은 사람도 많았다. 선처 바란다"고 말했다.

박씨는 김 전 회장이 지난해 5월31일 도피목적으로 싱가포르로 출국하는 것을 돕고 또 해외로 도피하는 쌍방울그룹 임원들의 항공권을 김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예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개시되기 이전에 박씨는 김 전 회장을 포함해 양선길 현 회장, 김 전 회장의 매제이자 재경총괄본부장 김모씨 등 주요 피의자들이 출국해 수사를 받지 못하도록 도피를 도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박씨는 쌍방울그룹 전·현직 회장과 함께 태국에 머물며 운전기사와 수행비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2021년 10~11월 언론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쌍방울그룹 법인카드 수천만원 유용 의혹' 보도가 나오자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회장과 양 회장이 태국 경찰청 산하 이민국 직원들에 의해 검거되자 캄보디아로 도망친 박씨는 지난 1월18일 현지경찰에 의해 검거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28일에 열릴 예정이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