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사들 "韓 금융 건전성 우려 無…장기적 투자 확대"

임하은 기자 2023. 4. 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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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추경호, 뉴욕 글로벌 금융기관 CEO 면담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등 4명
"韓 자본·외환시장 선진화 방안, 긍정적 효과"

[뉴욕=뉴시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 = 기획재정부 제공) 2023.04.11.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뉴시스]임하은 기자 =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가 확산한 가운데서도 미국의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최근 월가에서 한국 금융시스템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들어본 바 없다"며 한국 경제와 금융에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한국에 대한 장기적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면담에서 한국 경제에 대해 이같은 평가를 받았다.

추 부총리는 존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로빈 빈스 뉴욕멜론은행 CEO,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와 연쇄 면담을 가졌다.

추 부총리가 주요 글로벌 금융사 CEO와 1대1 면담을 가진 건 지난 2017년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씨티그룹 CEO를 만난 이후 약 6년 만이다.

글로벌 CEO들은 면담에서 "최근 월가에서 한국 금융시스템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들어본 바 없다"며 "한국에 대한 장기적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가 최근 추진한 자본·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국내 외환시장 대외개방 및 거래시간 연장 등이 한국의 자본·외환시장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한국이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중장기적인 공급망을 안정화한 노력이 아시아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인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정책 노력이 글로벌 투자자들에 널리 공유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추 부총리는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한국에 대한 오랜 관심과 투자가 그간 한미 경제금융 협력에 중요한 요소였다"며 "한국 정부도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제언을 적극적으로 반영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뉴욕=뉴시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 = 기획재정부 제공) 2023.04.11. *재판매 및 DB 금지


글로벌 CEO들은 SVB 사태 등으로 불거진 최근 은행권 불안에 대해 "이번 사태가 특정 은행의 자산·부채 간 불일치(미스매치)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시스템 리스크로의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현재 미국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이 양호하다"고 진단하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 우려에 대해선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공실이 증가한 사무용 부동산 부문에 국한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다만 CEO들은 분절화, 국가부채, 신용경색 등 3대 요소가 향후 미국과 글로벌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국가부채가 급증했는데,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와 국채시장 변동성이 향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추 부총리는 "월가의 생생한 미국 및 국제금융 시장 상황과 리스크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며 "아직까지는 미국 정부 등의 개입으로 시장 상황이 큰 위기로 가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국가부채나 세계 갈등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산재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정부는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추 부총리는 글로벌 CEO들과 면담에 앞서 뉴욕 첫 일정으로 윌리엄 로즈 전 씨티그룹 부회장(현 글로벌 어드바이저 CEO)을 만났다.

로즈 전 부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국제채권위원단 의장으로서 국내은행의 단기외채 만기연장 협상을 주도했고, 이 협상에 기여한 공로로 당시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수교훈장 흥인장을 받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한미 통화스와프 타결에 숨은 공로자 역할을 한 인물이다.

추 부총리는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그간 로즈 전 부회장의 기여에 감사를 표했다. 추 부총리는 "양국 간 굳건한 신뢰와 협력이 우리 경제의 발전과 성숙의 토대가 됐다"며 "향후에도 공고한 한미 동맹을 유지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핵심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에 로즈 전 부회장은 "한국은 강인한 국민성 등을 바탕으로 과거 위기들을 모범적으로 극복한 경험이 있는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세계경제 분절화 등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에도 잘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방위산업 등에 대한 글로벌 수요 확대와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시설 재배치가 한국에 기회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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