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사 CEO "월가에 韓 금융시스템 건전성 우려 없어"
추경호 부총리, 한미동맹 70주년 맞아 윌리엄 로즈 전 씨티그룹 부회장도 만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글로벌 은행위기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현재 한국 경제·금융시장 상황을 긍정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사 CEO(최고경영자)들은 한국에 대한 장기적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CEO들은 분절화·국가부채·신용경색 등 요인이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부총리가 주요 글로벌 금융사 CEO와 1대1 면담을 가진 건 2017년 4년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시 마이클 코뱃 씨티그룹 CEO를 만난 이후 약 6년 만이다.
글로벌 CEO들은 면담에서 최근 월가에서 한국 금융시스템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들어본 바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한 장기적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 CEO는 한국정부의 자본·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에도 큰 관심을 드러냈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국내 외환시장 대외개방 및 거래시간 연장 등이 한국의 자본·외환시장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높은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한 한국의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개선과 중장기적인 공급망 안정화 노력이 아시아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인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정책 노력들이 글로벌 투자자들에 널리 공유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추 부총리는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한국에 대한 오랜 관심과 투자가 그간 한미 경제금융 협력에 중요한 요소였다"며 "한국 정부도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을 다각도록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제언을 적극적으로 반영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CEO들은 SVB 사태 등으로 불거진 최근 은행권 불안에 대해선 시스템 리스크로의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사태가 특정 은행의 자산·부채간 불일치(미스매치)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정책당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은행권 불안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 우려에 대해선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공실이 증가한 사무용 부동산 부문에 국한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COVID-19) 대응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국가부채가 급증했는데 이후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와 국채시장 변동성이 향후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추 부총리는 "월가의 생생한 미국 및 국제금융 시장 상황과 리스크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며 "아직까지는 미국 정부 등의 개입으로 시장 상황이 큰 위기로 가지 않을 것 같지만 국가부채나 세계 갈등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위험이) 산재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정부는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로즈 전 부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국제채권위원단 의장으로서 국내은행의 단기외채 만기연장 협상을 주도했고 이 협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당시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수교훈장 흥인장을 받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한미 통화스와프 타결에 숨은 공로자 역할을 한 인물이다.
추 부총리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그간 로즈 전 부회장의 기여에 감사를 표했다. 추 부총리는 "양국 간 굳건한 신뢰와 협력이 우리 경제의 발전과 성숙의 토대가 됐다"며 "향후에도 공고한 한미 동맹을 유지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핵심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에 로즈 전 부회장은 "한국은 강인한 국민성 등을 바탕으로 과거 위기들을 모범적으로 극복한 경험이 있는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세계경제 분절화 등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에도 잘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방위산업 등에 대한 글로벌 수요 확대와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시설 재배치가 한국에 기회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미국)=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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