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띄운 의원수 30명 감축, 與서 ‘당론화’ 꿈틀

與 최고위-중진의원 연석회의
전날 조경태 ‘비례폐지’ 이어
정우택 “이상한 선거법 막기 위해”
당론화주장 당내서 고조 분위기

국민의힘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김기현 대표가 최근 제안한 국회의원 정수 30명 감축안을 당론으로 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지지율 고전에 시달리는 상황을 반전시키고 거대 야당이 선거개편안을 주도하는 것을 막기 위한 맞불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진행한다. 이번 연석회의는 김 대표 취임 후 처음 열리는 것으로, 당지도부에서는 김 대표를 비롯해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하고 중진 쪽에선 정우택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서병수, 김영선, 정진석, 주호영, 조경태, 홍문표, 윤상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우택 부의장은 “김기현 대표가 국회의원수 30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는 데 이게 부각이 되지 않고 있다”며 “여론과 국민감정이 국회의원수 줄이자는 데 동의하고 있는데 당대표 제안을 당이 적극적인 의견수렴절차를 거쳐 당론으로 정해야 국민신뢰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8년 때도 당론 정하지 못해 (준연동형 비례같은)이상한 선거법 만들어 졌다”며 “야당이 단합에 의해 엉뚱한 선거법을 강행할 가능성이 커 우리가 선제적으로 당론 정해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5선 중진 조경태 의원도 전원위 2일차 토론에서 “비례대표를 폐지해 의원 정수를 줄이자”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조 의원은 선진 7개국(G7) 국가 중 과반 이상이 비례대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 독일과 이탈리아는 정치개혁을 통해 의원 정수를 각각 106석과 345석을 줄였다는 점도 소개했다. 김 대표에 이어 중진 의원들도 줄줄이 의원정수 축소를 들고 나오면서 국민의힘 당내에서 의원정수 축소가 점점 힘 받으며 당론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공부모임 국민공감에서 인사말하는 정우택 국회부의장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4.12 toadbo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런 당론 움직임은 정수 유지를 주장하는 민주당이 거대 의석을 점유한 구조상 실제 의원정수 축소가 현실화되지 못하더라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국민적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날 전원위 토론에선 야당인 민주당 의원 중에서도 비례폐지론이 나왔다. 조응천 의원은 “현행 비례대표 제도는 전문가나 정치적 소외 계층의 목소리를 국회에서 반영하겠다는 본래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며 “오히려 양대 진영의 전사를 양성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개탄하며 비례대표 폐지를 주장했다.

한편, 이날 정 부의장은 중진연석회의에서 지지율 회복과 민생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 당이 당정 주도권도 움켜 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역적자가 14개월째 계속되고 있는데 산업통상자원부는 뭘 하고 있는지 대책도 없다”며 “수출대책 어떻게 하는지 당이 주도해서 발표시키거나 전문가와 협력해 이슈를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