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미, 동맹 획기적 강화 '선언' 기대감…'체감 성과' 나올까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격상 구상…반도체법·IRA 해법 주목
(서울·워싱턴=뉴스1) 최동현 기자 김현 특파원 = 대통령실이 미국 정부의 '도·감청 논란' 관련 유출 문건의 상당수가 조작됐다고 잠정 결론지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앞두고 돌출한 변수를 신속하게 정리,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한다는 구상에 만전을 기하는 분위기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오는 26일 한미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안보, 경제안보, 사회문화 3가지 주제가 있다"며 "국민들이 알기 쉽게, 국익을 충분히 충족하는 방향으로 해설이 잘되도록 마지막 쟁점을 잘 해결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이날부터 오는 15일(한국시간)까지 워싱턴DC에 머물며 미 행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이달 말 미국 국빈 방문을 사전 조율한다. 김 차장은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4월 말 미국을 국빈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우리 정상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것은 12년 만으로, 윤 대통령은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올해로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한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제2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복합 위기, 북핵 위협을 비롯한 도전과 극복을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한미일 3국 협력이 중요하다"며 한미동맹이 군사안보 동맹을 넘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대응과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 등 경제 현안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오를 주요 안건이다. 특히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00여개 기업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 한미 간 경제 네트워크와 협력 기회를 도모할 전망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반도체지원법 보조금 신청 세부지침과 관련해 "과도한 수준의 정보 제공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우려가 있다"며 미국 정부의 우호적 고려를 요청했다. 또 IRA에 대해서도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우호적 방향으로 배려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실은 한미정상회담을 분수령으로 한미동맹이 군사적·경제적 협력을 포괄하는 수준으로 진일보한다는 '선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미국 측에서 우리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금씩 변화를 줬던 측면이 있다"며 "정상회담을 통해 그런 결과들이 종합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미국 정부의 '도·감청 논란'은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 "상당수가 조작됐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앞두고 한미동맹에 균열이 갈 수 있는 논란을 신속히 정리하겠다는 판단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전날(11일) 공식 입장을 내고 "미(美) 정부의 도·감청 의혹에 대하여 양국 국방장관은 '해당 문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사실에 견해가 일치했다"며 "앞으로 굳건한 '한미 정보 동맹'을 통해 양국의 신뢰와 협력체계를 보다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한 탓에 보안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이라며 과거 청와대보다 용산 집무실이 통합 보안시스템과 전담 인력으로 '철통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은 진위 여부를 가릴 생각도 없이 '용산 대통령실 이전'으로 도·감청이 이뤄졌다는 식의 허위 네거티브 의혹을 제기해 국민을 선동하기에 급급하다"며 "이는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과 핵위협 속에서 한미동맹을 흔드는 자해행위이자 국익침해 행위"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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