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떨어진 與? 중진연석회의서 ‘이재명’ 딱 한 번 나왔다

권준영 2023. 4. 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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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 당내 중진 의원들 초청 연석회의 열고 읍소
김기현 대표 “총선 앞두고 절체절명 상황”
“韓을 위기서 건져내야만 한다는 사명감 갖고 (총선에) 임해야 하는 시점”
“당의 기강을 세우는 데에 있어 중진 의원들께서 많은 역할 해달라”
윤재옥 원내대표 “중진 의원들의 경험과 혜안이 절실한 상황”
“민주당의 입법 폭주 방어하는데 급급하기보다 집권여당으로서 설득력 있는 정책 대안 제시해 ‘정책 주도권’ 되찾아야”
(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디지털타임스 DB, 민주당 제공>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합뉴스>
정진석(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디지털타임스 DB, 연합뉴스>

국민의힘 중진연석회의에서 '이재명' 단어가 딱 한 번 나왔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의 "거대야당의 입법 횡포를 몇 년 내내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거 아닌가. 민주주의 허무는 민주당의 저런 무자비한 행태를 목도하고 있지 않나"라며 "그들의 의회목표에 민생이 있나. 오로지 자기 당대표 사법리스크 감추는 데만 급급하지 않나. '기승전 이재명 구하기' 아닌가"라는 발언에서다.

국민의힘은 그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부각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최근까지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자, 민생 키워드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총선을 앞두고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으로,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건져내야만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총선에)임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당의 기강을 세우는 데에 있어 중진 의원들께서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동안 당이 고비를 겪을 때마다 중진 의원들께서는 당의 든든한 기둥이 돼주셨다"며 "앞으로도 당의 나침반 역할을 해주시길 바라며, 저 또한 자주 뵙고 말씀을 들을 것"이라고 당내 중진들에게 호소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와 저희 국민의힘은 민생을 더욱 잘 챙긴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집권여당이 지켜야 할 윤리기준을 보다 잘 지키고, 당의 기강을 세우는 데에 있어 중진 의원들이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읍소했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중진 의원들을 만나 뵙고서 이제야 고견을 듣게 됐는데, 상당 기간 중단됐던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가 보다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김 대표는 "굴종적 대북관을 통해 대한민국 안전보장을 위기에 빠뜨리고 일자리 파탄, 부동산 실패로 대표되는 경제 실적으로 문재인 정권 내내 국민들이 고통을 겪었다"며 "그런 만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민생을 잘 챙긴다는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 더 노력해야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원내대표라는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중진 의원들께서 많이 도와주길 부탁드린다"며 "22대 총선을 1년 앞둔 지금 우리 당의 지지율 하락하고 있어 당·내외에서 걱정이 많다. 원내에서도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여러 가지 무리한 입법을 강행하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윤 원내대표는 "중진 의원들의 경험과 혜안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원내대표의 입장에서 볼 때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첫걸음은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방어하는데 급급하기보다 집권여당으로서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정책 대안 제시해 '정책 주도권'을 되찾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우리당의 정책 역량 총동원하고 좋은 법안 만들고 이를 관철 시키는 게 당 지지율 회복 관건이 될 것"이라며 "경제의 조속한 회복과 민생 개선 위한 대책을 내놓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윤석열 대통령께서 올해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한 노동 연금 교육개혁도 구체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당이 정책 주도권을 쥐기 위해선 대야 주도권 책임지는 제가 당연히 잘해야 할 것이다. 최선을 다 하겠다"며 "앞으로 대야 협상 과정에서 중진 의원들의 의견을 많이 구하겠다. 오늘도 귀한 말씀 많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여당 중진 의원들은 현재의 여당으로서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 등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교환했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차례만 나왔다.

정진석 의원은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우리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체제의 사명은 첫째도 둘째도 총선 승리"라며 "그야말로 국가의 명운 달린 건곤일척 승부를 치러야 한다. 총선에서 만일 우리가 승리하지 못하면 역사에 죄인이 되고 말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정 의원은 "그럼 어떻게 총선 채비를 해야 하나. 특별한 총선 승리의 공식은 없다. 첫째도, 둘째도 우리가 100만 당원분들과 일치 단결하고 혼연일체가 돼서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과 사명 다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우리 보수정당은 늘 분열 때문에 많은 실패를 거듭해왔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에 노정되고 있는 여러 모습들 보면 분열은 더 이상 우리 국민의힘의 언어가 아니다"라며 "차라리 분열 요인은 우리보다는 다른 당이 더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김기현 대표 중심으로 정말 차돌처럼 단단하고 굳건하게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겨냥해 '기승전 이재명 구하기' 아닌가라면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언급했다. 정 의원은 "우리가 조금만 정신 차리고 (국민들게) 조금만 바른 모습 보여드리고 조금만 구체적으로 청사진을 제시하면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첫째도, 둘째도 김기현 대표 중심으로 차돌처럼 단단 굳건하게 혼연일체가 돼 대동단결 하는 게 총선 승리의 유일한 공식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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