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9세 외야수, 아픔을 남긴 전력질주…0의 남자? 방망이가 전부는 아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방망이가 전부는 아니다.
KIA 우타 외야수 이우성(29)은 올 시즌 2경기에 나갔으나 타석에는 서지 못했다. 사실 비로 날아간 지난주 KT와의 수원 원정에서 안타를 신고했다. 그러나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했으니, 아직까지 타격에선 ‘0의 남자’다.
이우성은 당당한 체격을 앞세운 일발장타력이 최대 매력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수비와 주루도 괜찮은 편이다. 작년 7월9일 광주 한화전, 6-5로 앞선 9회초 2사 1,2루 위기서 정은원의 좌선상 깊숙하게 날아간 타구를 전력질주, 몸을 날려 처리해 경기를 끝낸 장면은 단연 하이라이트 필름이다.
11일 광주 한화전서도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최형우가 3-4로 뒤진 9회말 무사 1루서 우선상안타를 치자 대주자로 출격했다. 계속된 1사 1,3루서 변우혁의 3유간 깊숙한 타구에 엄청난 주루 센스를 보여줬다.
한화 유격수 박정현이 어렵게 걷어내 1루에 송구했으나 변우혁을 잡아내긴 어려웠다. 1루에서 2루로 향하던 이우성은 박정현의 플레이를 정면으로 볼 수 있었다. 박정현이 1루에 송구하자 가속도를 높였다. 2루를 거쳐 3루에 들어갔다. 덩치 대비 빠른 스피드를 보여줬다.
경기를 중계한 SPOTV 이대형 해설위원은 해당 타구로는 발이 느린 타자도 1루에서 살았다며, 박정현이 송구를 하지 않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그랬다면 이우성이 2루를 거쳐 3루에 가는 건 불가능했다. 그만큼 이우성의 센스가 뛰어났다.
그러나 이우성은 4-4 동점서 끝내기 득점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한승택이 계속된 1사 1,3루서 3루 선상으로 기 막히게 스퀴즈번트를 댔으나 이우성은 홈에서 태그아웃. 한화 마무리투수 김범수의 기민한 수비가 돋보였다. 이우성은 홈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왼 팔을 포수 박상언의 왼 무릎에 세게 부딪혀 크게 고통스러워했다. KIA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으나 판정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이대형 해설위원은 사인 미스가 있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가 있다. 한승택의 스퀴즈번트에 1루 주자 변우혁은 재빨리 스타트를 끊었지만, 3루 주자 이우성은 반 박자 정도 스타트가 늦었기 때문이다. 스퀴즈번트 사인이 나면 3루 주자는 타자가 번트를 대기도 전에 홈으로 대시하는 게 맞다. 런다운에 걸리는 걸 감수하고 시도하는 작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사인미스가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오히려 이우성은 살짝 스타트가 늦었음에도 홈에서 어떻게든 득점을 시도했다. 부상을 마다하지 않고 몸부터 들이댔다. 비록 결승득점은 못 올렸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타자가 방망이로 인정을 받아야 일류 대접을 받는 건 맞다. 그러나 1군의 모든 타자가 그렇게 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누군가는 백업이 돼야 하고, 수비와 주루로 팀에 기여하는 선수도 있어야 한다. 이우성은 나성범의 이탈에도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김종국 감독은 김호령을 중견수로 내보내면서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우익수로 배치, 외야수비를 강화하거나 최형우를 좌익수로 내보내 공격을 강화한다. 주전 좌익수는 이창진이다. 이우성은 공수주에서 이들을 백업하는 역할이다. 크게 빛나지 않지만, 늘 팀에 필요한 걸 해내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다. 언젠가 타격에서도 빛날 수 있게 준비하면 된다. 타격이든 수비든 주루든 또 기회는 온다.
[이우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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