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중진들 ‘지지율 비상’에 총집합…“주저하는 모습 안돼” 김기현에 훈수

당 지도부 잇따른 실언에 “신상필벌-읍참마속은 당 지도부가 해야 할 일”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재옥 원내대표, 김기현 대표, 서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중진의원들이 12일 김기현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중진의원들은 최근 거듭된 설화로 국민의힘이 지지율 위기에 봉착한 것을 문제삼고, 김 대표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당 지도부는 김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단합해 내년 총선 승리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자꾸 지지율을 가지고 (김기현 지도부에) 뭐라고 하는데, 지지율에는 업-앤 다운이 있는 것”이라며 “문제는 자신감”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비대위원장은 김 대표 체제 직전, 당대표 권한 대행 역할을 수행했다.

정 전 비대위원장은 “해야 할 일을 적시적소에 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신상필벌은 당 지도부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읍참마속 또한 단칼에 하지 않으면 우리는 전진할 수 없기 때문에 주저하는 모습을 절대로 보여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의명분을 우리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분명하게, 그리고 자신감 있게 그런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계속된 망언으로 ‘삼진아웃’된 김재원 최고위원이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될 것이라고 예측되는 가운데, 김 대표의 결단을 요구한 것이다.

김재원, 조수진 최고위원의 최근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연달아 제기됐다. 정우택 의원은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우리당의 지지율이 32%였는데, 한달 사이에 7%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라며 “우리당의 지지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우리당 중심에 있는 분들은 집권여당의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며 “이런 언행이 이뤄지지 못하면 결국 현장에서 뛰는 당원들이 힘들어하기 때문에 엄격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전광훈 이슈’를 당론으로 정해 ‘전광훈 리스크’를 조속히 털어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홍문표 의원은 “전 목사로부터 흘러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 목사가 20만, 30만 명의 당원을 우리당에 심어놓고 우리가 그 힘으로 버티고 있다는 내용”이라며 “이 문제를 한 두사람이 치고 나가도 다들 눈치를 보고 제대로 말을 못하는데 당론으로 결정해서 빨리 수습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당이 목사 한 명의 손아귀에 움직이는 당이 되면 안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김 대표 체제 출범 이후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광훈 목사’ 발언과 조수진 최고위원의 ‘밥 한공기 다 먹기 운동’ 등 각종 설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여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6.2%, 민주당은 39.0%로 나타났다.

당 지도부는 ‘김기현 체제’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줄 것을 건의했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자신의 제주 4.3사건 관련 발언으로 인한 혼란을 사과하면서도 “중진들이 나서서 원외에서 당 지도부 흔들려고 하는 분들에 대해 앞에 나서서 막아주면 감사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과 윤승민 전 의원 등이 김 대표의 리더십을 문제 삼은 것을 겨냥한 것이다.

다만 중진의원들의 충고가 김 대표의 결단으로 흘러갈 지는 미지수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오늘 제안된 당 중진의원들의 건의사항을 검토할 것이냐’는 질문에 “고려하겠다”고만 답했다. 그는 김 최고위원의 징계 또한 살펴볼 것이냐는 말엔 대답을 피하며 ‘신중론’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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