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광인' 맨시티전 0대3 완패에도 웃은 투헬 감독 "경기력 좋았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즐거웠어"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많이 즐거웠어."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의 특별한 소감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완패를 당했다. 바이에른은 12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2~2023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0대3으로 졌다.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새롭게 투헬 감독을 앉힌 바이에른은 UCL 우승에 도전했지만 대패로 고개를 숙였다. 바이에른은 3년만의 타이틀 탈환을 노리고 있었다.

맨시티는 전반 27분 만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베르나르두 실바가 내준 패스를 받은 로드리가 페널티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정확한 왼발 감아차기로 뮌헨 골문 왼쪽 상단 구석을 찌르면서 앞서 나갔다. 반격에 나선 바이에른은 전반 추가시간 중거리 슛이 뮌헨 왼쪽 골대를 살짝 빗나가면서 동점 기회를 날렸다. 맨시티는 후반 25분 실바의 득점포가 터지면서 승리를 예감했다. 전방 압박 과정에서 사네가 볼을 빼앗은 뒤 엘링 홀란드에게 힐 패스를 내줬고, 홀란드가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침투한 뒤 반대쪽으로 크로스를 올리자 쇄도하던 실바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헤더로 추가 골을 꽂았다. 기세가 오른 맨시티는 후반 31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존 스톤스가 머리로 떨구자 홀란드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쐐기골을 꽂았다. 실바와 홀란드는 나란히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완패에도 불구하고 투헬 감독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오히려 내용은 만족스러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바이에른은 이날 맨시티에 점유율 56대44로 앞섰다. 투헬 감독은 경기 후 아마존 프라임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날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더 나은 팀이 될 수 있는 지점마다 벌을 받았다"고 했다.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보였다. 그는 "나는 2-0까지 우리의 퍼포먼스가 매우 좋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결과에 대해서는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70분까지는 아주 좋았다"며 "우리는 적어도 한 골 이상을 넣을 자격이 있었지만 자신감이 좀 부족했다. 물론 결과는 씁쓸하지만, 나는 오늘 우리 팀과 사랑에 빠졌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즐거웠다"고 했다.

투헬 감독은 이어 B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는 "이것이 축구다. 이제 우리 홈경기다. 우리는 독일팀이다. 우리는 경기 종료 후 샤워할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승장인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경기 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톱팀과의 정말 훌륭한 경기였다. 55분~60분 동안은 정말 팽팽한 경기였다. 로드리가 멋진 골을 넣어주었다. 멋진 결과다. 나는 뮌헨으로 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걸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에른의 경기력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나는 오늘 10년은 늙은 것 같다. 결코 편안한 승리는 아니었다. 물론 엄청난 승리였지만, 우리는 조금 더 잘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8강 1차전 첫 두 경기가 종료된 후 통계업체 '파이브서티에잇'의 전망치가 달라졌다. 맨시티의 4강 진출 가능성이 95%로 확 올라갔다. 반면 바이에른의 4강 가능성은 5%로 급추락했다. 12일 현재, 이번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팀은 맨시티로 52%다.

바이에른은 2차전에서 기적에 도전한다. 2차전은 20일 오전 4시 독일 바이에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펼쳐진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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