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美 대통령실 도청 의혹에 "대통령실 아무 일 아닌 듯 축소…국민 분개"

기사내용 요약
"선의면 동맹국 대상으로 불법 도청해도 되나"
"왜 도청 당한 우리가 먼저 감추기에 급급하나"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4.12.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홍연우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미국 정보당국의 도·감청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도청을 아무 일도 아닌 듯 축소하려고만 한다"고 비판하면서 "철저히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대통령실이 '공개된 정보의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며 "뒤집어 말하면 최소한 일부는 맞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미국이 악의를 갖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선의면 동맹국 대상으로 불법 도청을 해도 된단 말인가"라며 "우리 대통령실은 도청을 아무 일도 아닌 듯 축소하려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출된 문건에 따르면 미국은 엄연히 도청 당사국이다. 도청 당사국이 인정하는 것 봤나"라며 "그런데 왜 도청당한 우리가 먼저 나서 미국과 의견이 일치한다며 감추기에 급급하는 것인가. 아무리 혈맹이라도 주권국으로서 국가기밀 도청에는 엄중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실은 이를 점검하고 수습에 힘쓰겠다는 답 대신 괴담, 자해행위로 몰아가며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며 "국가안보실이 뚫린 사실도 경악할 일이지만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고 말로만 완벽하다면서 정치적 공세만 퍼붓고 있으니 국민이 더 분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진실 규명과 재방 방지책, 미국에 대한 항의도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진실 규명과 더불어 철저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에 엄중히 항의하고 국민이 이해할 만한 해명과 조치도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화살을 엉뚱한 곳에 돌리지 말고 이번 사태를 바로잡으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국익을 확실히 확보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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