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얼리즘 희곡의 정점 찍은 안똔 체홉의 '벚꽃 동산'
【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안똔 빠를로비치 체홉(1860~1904)은 러시아의 소설가 겸 극작가로 19세기 말 러시아의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모파상, 오 헨리와 함께 세계 3대 단편작가로 꼽힌다. 안똔 체홉의 4대 장막 중 하나인 「벚꽃 동산」(1903)은 리얼리즘 희곡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리얼리즘 마스터피스로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자, 안똔 체홉의 유작이기도 한 「벚꽃 동산」이 이달 중순부터 관객들과 만난다.
극단 애플씨어터와 안똔체홉학회는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3길 안똔체홉극장에서 오는 21일부터 5월 28일까지 「벚꽃 동산」(번역/연출 전훈, 부제 어느 귀족의 아름다운 몰락, 135분)을 무대에 올린다. 러시아 유학파 연출가 전훈이 번역과 연출을 동시에 맡았다. 동국대 연극과에서 연출을 전공하고,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 쉐프킨 연극대에서 연기실기석사(MFA)를 공부한 전훈은 현재 안똔체홉학회장이자 극단 애플씨어터 대표, 출판사 애플리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는 순수문화운동가이다.
「벚꽃 동산」은 마치 교향악이 흐르는 듯한 4막의 구성과 단 한 명의 인물도 놓치지 않는 개성있는 캐릭터 설정, 그리고 시대를 아우르는 보편적 정서와 함께 당시의 사회상에 대한 비판도 놓치지 않은 작품이다. 이 희곡은 안똔 체홉이 1903년에 탈고했고, 그 이듬해 1월에 스따니슬랍스끼의 스크바예술극장(MXAT)에서 초연을 올린 이래,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명작이다.
◇ 「벚꽃 동산」의 줄거리는?
20세기 초 러시아 어느 지방. 라넵스까야는 5년 만에 프랑스에서 그녀의 거대한 영지로 돌아온다. 그곳은 자신의 어린 아들이 익사한 곳이었으며 남편도 알코올 중독으로 죽은 곳이다. 그곳은 이제 희망없는 빚더미로 변하고 말았는데 그것은 그녀의 계획없는 낭비벽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다.
그곳은 그녀의 오빠 가예프와 양딸 바랴가 근근히 관리하고 있었다. 가족들은 이 영지가 자신들 가문 대대로 내려온 고향이지만, 경매에 올려지게 됐음을 아는데 영지의 농노였으나 이제는 성공해 부자사업가가 된 로빠힌은 해결책을 내놓는다. 체리농원을 모두 없애고 여름 별장을 만들자는 것인데, 적어도 영지의 부채는 해결할 수 있으며 지속적인 수입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라넵스까야는 체리나무가 잘려지는 것을 심각히 여기며 제안을 거절한다. 그녀의 오빠 가예프는 이 문제에 있어서 참으로 무능한 사람인데 결국 그는 아무런 해결책이 없다는 것을 믿게 됐다. 경매는 시작되고, 영지를 산 사람이 밝혀지는데...
◇ 아이러니와 풍자적 메타포의 향연
안똔 체홉은 천재적 발상으로 작품 속에 많은 풍자적 메타포를 내포한다. 그는 이런 메타포를 등장인물의 이름에도 즐겨 사용하는데, 예를 들어 주인공 라넵스까야의 이름은 류보비 즉 'LOVE'라는 뜻으로 사랑스러운 여인이라는 뜻도 있지만 아무런 현실적 능력은 없고 사랑밖에 모르는 그런 여자로 상징된다.
그리고 1막에서 그 많은 방 중에 하필 조그마한 어린이 방에서 나이든 사람들이 모여 수다를 떠는 장면은 그들의 정신적 미성숙, 미래보다는 추억만을 생각하는 정체된 사회를 상징하며, 벚꽃 동산이 시작되는 길목에 낡은 예배당 앞뜰의 묘지터가 배경인 2막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수많은 하층민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벚꽃 동산이라고 말하는 이것은 작품의 주제를 표현하는데 손색이 없다. 이 작품이 발표된 이듬해에 러시아 1차혁명(1905)이 일어났다는 것이 그것을 반증한다.
또한, 경매로 집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파티를 여는 3막의 상황은 아이러니의 진수를 보여준다. 눈 앞에 다가 오는 현실을 망각한 채 정신이 나간듯이 춤을 추는 그들의 모습에서 더 이상의 무지와 나태를 용납할 수 없음을, 4막에서 모두 새로움을 치장하며 각자의 길로 떠나며 막을 내리지만 현실은 또 실수를 반복하고야 만다는 이 희곡의 아이러니와 메타포는 가히 인생의 방향을 제시하는 문학의 정점을 찍는 마스터피스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 「벚꽃 동산」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
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안똔체홉극장은 대학로를 약간 벗어나 창경궁 담벼락과 마주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리얼리즘의 거장 안똔 체홉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고전의 작품을 주로 상연하는 극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소극장이지만 영화관의자를 도입해 관람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례적으로 공연 중 간단한 음료 등을 마실 수도 있는 관객위주의 관극 문화를 형성하고 있으며, 로비에서 바리스타가 직접 내린 드립커피와 다과 등을 즐길 수 있는 작지만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이다.
「벚꽃 동산」은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은 오후 7시,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은 오후 3시에 막을 올린다. 중학생 이상 관람가이며, 관람료는 3만 원이다. 카카오톡 채널 '애플씨어터'에서 보다 자세한 공연 소식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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