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또 뛴다'…프로야구에 부는 도루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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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고 또 뛴다.
단순한 수치상으로 20∼30% 정도 도루 시도가 늘어난 셈이다.
LG는 올 시즌 9경기에서 29차례 도루를 시도해 18번을 성공했다.
다만 도루가 팀 성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는 평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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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이승엽 감독의 믿음 "뛰어야 상대가 흔들린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뛰고 또 뛴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올해 KBO리그에서는 도루 시도가 폭증했다.
10개 구단은 11일까지 치른 39경기에서 딱 100차례 도루를 시도했다. 경기 당 2.564번을 뛰었다.
이는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시즌 초반 40경기에서 69차례, 2021시즌엔 41경기에서 79차례, 2020년엔 42경기에서 79차례 도루 시도를 했다.
단순한 수치상으로 20∼30% 정도 도루 시도가 늘어난 셈이다.
도루가 늘어난 까닭은 작전 야구를 중시하는 지도자들이 KBO리그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 트윈스의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은 취임 직후 '작전 야구'를 펼칠 것이라고 공언한 뒤 스프링캠프 기간 집중적인 훈련을 소화했다.
홈플레이트부터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먼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만큼, 홈런을 앞세운 장타력보다는 출루와 추가 진루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생각이었다.
LG는 올 시즌 9경기에서 29차례 도루를 시도해 18번을 성공했다. 리그에서 나온 도루 시도 중 30%가량을 LG가 책임졌다.
이승엽 감독이 부임한 두산도 많이 뛴다. 10개 구단 중 두 번째로 많은 14개의 도루를 시도해 9개를 성공했다. 두산 역시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한다.
LG와 두산은 일단 순항 중이다. 두 팀은 나란히 6승 3패를 거둬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다만 도루가 팀 성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는 평가할 수 없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LG의 RAA도루(평균 대비 도루 득점 기여도)는 -0.91로 10개 구단 중 가장 떨어진다.
두산 역시 -0.29로 마이너스를 찍고 있다.
두 팀의 RAA 도루 수치가 낮은 이유는 도루 성공률이 낮기 때문이다. LG는 62.06%, 두산은 64.28%다. 리그 전체 성공률(68.8%)보다 낮다.
그러나 두 감독은 도루 등 작전 야구가 수치상으로 나타나지 않는 다양한 부수 효과를 끌어낸다고 믿는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가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를 하면 유주자시 상대 배터리는 심리적으로 쫓기게 된다"며 "투수는 슬라이드 스텝(와인드업하지 않고 투구 동작을 빠르게 하는 것)과 견제에 신경 써서 타자와 승부가 흔들리고 포수 역시 볼 배합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도 같은 생각이다. 이 감독은 "주자가 출루, 추가 진루하면 상대 팀 수비 대형과 투수의 볼 배합 등 모든 것이 달라진다, 작전 야구는 필요하다"고 했다.
물론, 이런 '발 야구'는 높은 출루율이 수반돼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LG는 올 시즌 팀 출루율 0.383으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고, 두산은 0.349로 5위다.
도루 효과는 비단 각 팀 순위 싸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KBO리그 흥행 측면에서 호재다.
선수들이 쉴 새 없이 도루를 시도하고, 이를 막으려는 노력이 이어지면 야구는 더 박진감이 넘치고 재밌어진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도루 시도를 늘리기 위해 인위적인 방법을 쓰기도 했다.
MLB는 올해 베이스간 거리를 짧게 만들려고 베이스 크기까지 늘렸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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