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에 경포대 현판 긴급 이동…문화재 안전 비상

이상현 2023. 4. 1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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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 발생한 강릉 산불은 주택뿐 아니라 유구한 역사를 가진 문화재들도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강원도가 지정한 유형문화재 일부가 불에 타는가하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경포대 근처까지 불길이 번졌는데요.

현장 취재기자 연결해 문화재 피해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이상현 기자.

[기자]

제 뒤로 보이는 건물이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강릉 방해정입니다.

멀리서 봤을때는 괜찮아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군데군데가 새카맣게 탔습니다.

정자를 둘러싸고 있는 산 전체가 불에 탄 것을 봤을 때 진화 당국이 산불과 사투를 벌여 문화재를 지켜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번 강릉 산불로 방해정 일부가 소실됐고 경포지역의 소중한 문화재들이 위협을 받았습니다.

불길이 문화재가 밀집한 경포호 인근으로 번지자 문화재청과 사수에 나섰지만, 피해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1886년 조선 후기 경포호 주변에 지어진 작은 정자인 상영정과 전통사찰인 인월사는 전소됐습니다.

비지정문화재이긴 하지만 나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경포대 인근까지 불길이 번져 소실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다행히 피해는 없었지만, 문화재청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경포대의 현판 7개를 떼어내 가까운 오죽헌 박물관으로 옮기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산불이 문화재를 집어삼킨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05년 발생한 강원도 양양 산불은 낙산사를 덮쳐 사찰이 전소됐습니다.

동종을 포함해 보물 3점이 소실됐고 낙산사를 둘러싸고 있던 아름드리 해송 숲도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당시 복구를 위해 180억 원이 예산이 소요됐는데 이번 산불도 자칫 더 큰 문화재 소실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앵커]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순간이었는데요.

밤사이 추가 피해는 없었나요?

[기자]

네, 다행히 밤사이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자정까지 불이 다시 붙었다는 신고가 10여 건 접수됐지만 재발화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또 오늘 오전 6시부터 헬기 1대가 현장을 둘러봤는데 연기가 나는 곳도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지난밤 900여 명의 인력과 200여 대의 장비가 잔불 정리 작업을 벌인 덕분입니다.

오늘은 헬기 4대가 떠서 계속 물을 뿌려 화재 현장을 충분히 적실 예정입니다.

오전 4시를 기준으로 강풍특보도 모두 해제돼 오늘은 피해 조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오후 소방 당국이 1차 화재 감식을 한 결과 강풍으로 소나무가 부러지면서 전신주 사이 설치된 고압선이 끊어졌고,

이때 발생한 불꽃이 바람을 타고 확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조금 전인 오전 8시 30분부터 2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는 이재민 대피 시설 130여 동이 설치돼 그 안에서 이재민 290여 명이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강원도는 피해 조사가 끝나는 대로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강릉 산불 피해 현장에서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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