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죽일 놈의 ‘퍼팅’
‘가성비 높다’는 것은 연습장에 안 가도 집에서 얼마든지 기량을 익힐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스코어를 가장 쉽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은 퍼팅입니다. 집에서 연습하려면 퍼팅 매트를 구입해야겠죠. 고가의 상품도 있지만 1000원 숍에서 파는 5000원짜리 퍼팅 매트도 꽤 쓸 만합니다. 퍼팅 매트를 거실에 펼쳐놓고 2~3일에 한 번씩은 퍼팅 연습을 해야 실력이 늡니다. 이 정도의 노력과 투자도 하지 않고 스코어가 지난해보다 1타라도 줄기를 바란다면 학원은커녕 예습, 복습도 하지 않고 우등생이 되려는 게으른 학생과 다를 바 없습니다.
퍼팅의 중요성은 누구나 다 알고 있죠. 퍼팅은 골프 동작을 드라이버, 우드, 아이언 샷과 어프로치-퍼팅으로 나누면 스코어에 직방으로 연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기 플레이어인 90타 정도를 치는 이를 예로 들죠. 18홀 중 매 홀 평균 2개의 퍼팅을 한다면 36개, 즉 전체 스코어의 40%를 차지하는 게 퍼팅입니다. 퍼팅 2개를 1.7개 정도로 낮추면 5.4타가 줄어들어 매우 안정적으로 보기 플레이어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집 안에서 어드레스 익히기
신장 183cm의 전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미셸 위(34), 160cm의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박민지(25) 등 어드레스의 기본자세는 천차만별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합니다. 하지만 기본 원칙은 지켜야 합니다. 스위트 스폿(퍼터의 정중앙)에 정확한 임팩트가 있어야 하고, 상향 타격이 이뤄지면서 원하는 거리까지 제대로 구를 수 있도록 해야죠. 퍼팅 어드레스의 기본은 기마(騎馬) 자세입니다. 거의 모든 프로와 아마추어가 갖추고 있는 자세죠. 저는 변형된 기마 자세를 강력 추천합니다. 왼발을 핀 쪽으로 45도 벌리는 방법으로, 헤드업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드라이버 스윙이나 퍼팅을 할 때 머리를 고정시켜야 방향성이 좋다는 건 이미 알고 있죠? 하지만 아마추어의 경우 헤드업은 평생 고치기 힘든 고질병입니다. 이를 단번에 고칠 수 있는 게 오른손잡이 기준 왼발 45도 벌리기입니다. 필자는 핀까지 10m 이상 남았더라도 스리 퍼트를 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위의 자세로 방향과 거리를 잘 맞추기 때문입니다. 동작을 갑자기 바꿔도 전혀 어색함이 없고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기에 집에서도 수정이 가능합니다. 이 자세가 불편하다면 다른 헤드업을 방지할 수 있는 비결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춘향전’ 스토리는 다들 알고 계시죠? 어드레스에 들어간 뒤 춘향이가 옥(獄)에서 칼을 찬 모습을 떠올리면 목의 움직임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목에 칼이 있으면 머리를 움직일 수 없으니 당연히 방향성이 좋아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일자형보다 말렛형 퍼터가 미스 방지에 효과적
왼발 45도 벌리기로 어드레스를 수정했거나 퍼터를 교체한 분은 실전 테스트가 중요합니다. 라운드 시 평소보다 20분 정도 일찍 골프장 연습 그린에 나가 반드시 10분 안팎으로 테스트를 하며 감을 익히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미국프로골프 투어에서 가장 잘나가는 퍼팅 인스트럭터로 꼽히는 아일랜드 출신 스티븐 스위니(39)의 조언을 덧붙이겠습니다. "퍼팅을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연습하면 아마추어도 프로 못지않은 수준에 이를 수 있습니다. 겨울철에 기본을 다지고 자신만의 퍼팅 노하우를 쌓는다면 스코어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 수밖에 없죠."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합니다. 실내에서 갈고닦은 작은 시냇물이 모이면 실전에서 큰 강물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하루 10분이라도 퍼팅 연습에 몰두하십시오. 연습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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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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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골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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