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열가지 숙제의 22시즌과 두가지 숙제의 23시즌
‘달라지지 않았다’는 얘기가 줄을 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결국에는 결과가 같았기 때문이다. 한화는 개막하자마자 순위표 아래로 처졌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변화는 보인다. 경기를 놓치는 이유(Why)와 상대와 힘을 겨루는 방법(How)에서 지난 시즌과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적어도 한화가 시즌 초반 레이스를 보내며 경기 결과값들이 누적됐을 때 전체 승률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새 시즌, 한화 야구에서는 불펜진과 마무리가 가장 주목도 높은 부문으로 떠올라 있다. 지난 11일 광주 KIA전을 치르기까지 2승6패를 하는 동안 역전패로만 4패를 했다. 또 8경기를 치르며 그중 5경기에서 선취 득점을 하고도 경기 결과로는 2승3패로 몰렸다. 선취 득점한 경기에서 3승을 한 SSG을 비롯해 각각 5승1패를 한 LG, 두산 등 초반 흐름이 좋은 팀들과 승률이 극명히 달라진 결정적 지점이 되고 있다.
한편으로 한화는 그 때문에 희망의 끈을 다시 쥘 수도 있다. 풀어야할 숙제가 비교적 명확하다. 지난해 한화는 예컨대 대입 수험생에 비유하자면 언어, 수학, 영어, 사탐, 과탐 등 전과목이 모두 취약했다. 그러나 올해 한화는 해볼 만한 과목과 보완이 절실한 과목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한화는 팀 평균자책 10위(4.83), 팀타율 10위(0.245), 팀OPS 10위(0.671)에 거꾸로 팀 실책은 불명예 1위(118개)에 올랐다. 어떤 부문도 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다. 점수를 많이 주고, 점수를 많이 내지는 못하면서 패하는 경기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주장 하주석이 경기 중 행동으로 징계를 받는 등 위기 때 특히 존재감이 커지는 클럽하우스 리더의 영향력도 보이지 않았다.
올해 한화는 부문별로 바닥을 벗어나는 지표들이 보인다. 11일 현재 팀 평균자책 7위(4.40), 팀 OPS 7위(0.676) 등으로 중위 지표를 바라보는 가운데 실책도 6개로 아직은 리그 평균 수준이다. 무엇보다 외국인투수들의 부상 공백 속에 선발진부터 치명상을 입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선발진에서 싸울 만한 힘이 보인다. 지난 11일 KIA전에서는 외국인투수 버치 스미스의 대체선발로 나온 남지민이 5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스미스의 공백이 아쉽지만, 그 또한 복귀 기약이 가능한 부상을 입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한화는 지난해와 다른 선발진의 층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 여기에 FA 시장을 통해 가세한 채은성이 타선에서, 또 고참으로 팀내에 미치는 긍정 에너지가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화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과제를 안고 시즌을 치렀다면, 올해는 두세 가지로 과제를 좁혀놓은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를테면 개막 이후 계속 제기된 마무리 및 불펜 문제와 한화 야구 특유의 약점인 섬세함의 부족이다.
이는 한화 벤치에서 움직이며 풀어야 하는 대상으로도 보인다. 한화는 개막 이후 몇 경기도 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장시환에서 김범수로 마무리를 바꾸면서 뒷문 ‘수리’에 들어가 있다. 리그 톱 마무리인 고우석(LG) 같은 강력한 카드는 없지만, 지난해보다는 1군 가용 자원이 많아진 한화 불펜이다. 최상이 없다면 차상의 조합을 찾는 게 벤치의 일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지난 2년의 경험에도 마무리 선정을 두고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또 하나는 큰 그림에서 끌고 가고 있는 ‘수비 시프트’ 전략을 받칠 견고하고 세밀한 움직임이다. 팀 수비전술을 채울 개인 수비전술의 공부가 필요하다.
지난 11일 KIA전에서 한화는 4-3으로 앞선 9회말 1사 1·3루 위기에서 KIA 변우혁의 3·유간 깊은 타구를 내야안타로 내주며 4-4로 동점을 허용하고 다시 1·3루로 몰렸다. 한화는 이 대목에서 내야안타를 내준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1사 1·2루로 묶을 상황을, 1사 1·3루로 만들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유격수 박정현이 몸을 던져 타구를 잡은 뒤 굳이 승산 없는 1루 송구를 하는 사이 1루주자였던 이우성이 2루를 거쳐 3루까지 내달린 결과였다. 경기 스코어, 아웃카운트 등을 읽지 못한 플레이였다. 끝내기 스퀴즈로 경기가 끝났다면 다시 복기될 장면이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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