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1위·도루 2위·7회 리드시 전승…'감독 이승엽'의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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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겨울 "나는 현역 시절 '크게 친 타자'였지만, 팀을 운영할 때는 세밀한 야구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승엽 감독은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린, 한국 야구가 낳은 최고 타자다.
이승엽 감독은 현역 시절 말미, 삼성 라이온즈에서 경험했던 '지키는 야구'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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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겨울 "나는 현역 시절 '크게 친 타자'였지만, 팀을 운영할 때는 세밀한 야구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왼손 거포 김재환이 화두에 오르면 "4번 타자가 30홈런은 쳐줘야 타선에 힘이 생긴다. 2023년 김재환에게 30홈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직 9경기만 치렀지만 '이승엽 감독의 야구'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수치를 보면 이승엽 감독은 사령탑 데뷔를 앞두고 공언한 '세밀한 야구'와 '중심 타자는 멀리 치는 야구'를 모두 펼치는 중이다.
두산은 11일까지 열린 9경기에서 홈런 7개를 쳐, 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와 이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린다. 경기 당 홈런은 8경기 만에 9홈런을 친 삼성에 이은 공동 2위(NC도 9경기 7홈런)다.
이승엽 감독은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린, 한국 야구가 낳은 최고 타자다.
KBO리그에서만 467홈런을 치고, 일본프로야구 시절을 포함해 한일 통산 626홈런의 금자탑을 쌓았다.
KBO 통산 홈런 1위이고,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2003년 56개)도 보유하고 있다. 홈런왕도 5차례 수상했다.
두산의 홈런 7개는 양석환이 3개, 김재환과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가 2개씩, 총 3명이 나눠 쳤다.
지난해 부상으로 고전했던 김재환과 양석환이 시즌 초반에 홈런포를 작렬해, 이승엽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이승엽 감독은 "홈런 타자로 라인업을 채우는 건 불가능하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두산의 팀 타율은 0.253(5위), 출루율은 0.349(5위)로 리그 평균 수준이다. 장타율은 0.365로 4위다.
이승엽 감독은 '평범한 타선'의 득점력을 높이고자, 꽤 자주 작전을 구사한다.
두산의 도루 시도는 경기당 1.56번(총 14번)으로, LG 트윈스(총 29번·경기당 3.22번)에 이은 2위다.
LG가 이례적일 정도로 도루를 자주 시도해 리그 평균 도루 시도가 1.28번으로 지난해(0.87번)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두산의 도루 시도 증가는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두산의 도루 시도는 경기당 0.90개였다.
두산을 상대한 구단의 관계자는 "두산은 주자가 나가면 '히트 앤드 런' 작전을 자주 펼친다"고 전했다.
도루 시도로 기록되지 않는, 주자는 뛰고 타자는 타격하는 '히트 앤드 런' 작전의 잦은 구사도 이승엽 감독의 색을 드러낸다.
이승엽 감독은 현역 시절 말미, 삼성 라이온즈에서 경험했던 '지키는 야구'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현재 두산은 삼성 왕조 시절만큼 탄탄한 불펜을 구축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승엽 감독은 승기를 잡으면 박치국, 정철원, 홍건희를 활용해 승리를 지킨다. 두산은 올해 7회까지 앞선 4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대타는 10개 구단 중 두 번째로 적은 6번만 기용했지만, 대수비는 가장 많은 15번 내보내며 '지키는 야구'를 향한 의지도 드러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해 10월 두산 사령탑 취임식에서 "지금은 코치 경험도 없는 초보 감독이지만, 2023시즌을 시작하면 '준비된 감독'이란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두산은 11일까지 6승 3패로 공동 2위를 달린다. 이승엽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당황하는 모습도 아직 보이지 않았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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