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짜 명장 반열' 김승기가 만든 드라마, 최고의 4강 매치업 [김 용의 KBL PUB]

김용 2023. 4. 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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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 김승기 감독이 살려놓은 플레이오프, 4강도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

하지만 캐롯에는 챔피언결정전 2회 우승을 이끈 김승기 감독이 있었다.

KGC는 김 감독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하지만 KGC는 김 감독에게 통합 우승 감독 대우를 해주지 않았고, 양측은 좋지 않게 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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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명장' 김승기 감독이 살려놓은 플레이오프, 4강도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

남자프로농구(KBL) 4강 플레이오프, 최고의 매치업이 완성됐다. 이른바 '김승기 더비'다.

6강 플레이오프부터 싱겁게 끝날 줄 알았다. 서울 SK가 전주 KCC를 3대0으로 완파했다. 사실 고양 캐롯도 울산 현대모비스에 밀릴 줄 알았다. 주포 전성현의 부상, 그리고 언제 어디로 팔려갈 지 모르는 팀 사정, 경기 개최와 원정 이동 자체가 힘겨운 현실 등 고양은 동기 부여가 쉽게 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캐롯에는 챔피언결정전 2회 우승을 이끈 김승기 감독이 있었다. 적지에서 2차전을 잡으며 1승1패 균형을 맞추고 홈에 왔고, 4차전부터 아껴놨던 전성현 카드를 꺼내들며 시리즈 분위기를 바꿔버렸다. 3차전 패배 후 4차전을 가져오며 반전의 기틀을 마련했고, 5차전까지 챙기며 믿기 힘든 업셋을 완성시켰다. 용병술도 용병술이지만 전체적으로 신장에서 밀리는 약점을 커버하기 위한 유일한 수, 초강력 압박 농구로 승부수를 던지며 조동현 감독과의 수싸움에서 완승을 거뒀다. 이제 진정한 명장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4강에서 캐롯을 기다리는 팀은 정규리그 우승팀 안양 KGC다. KGC는 김 감독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지난 시즌까지 KGC 감독이었다. 팀 통합 우승을 안겼다. 하지만 KGC는 김 감독에게 통합 우승 감독 대우를 해주지 않았고, 양측은 좋지 않게 해어졌다. 때문에 이번 시즌 초 첫 맞대결 당시 김 감독이 대놓고 KGC 구단에 서운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KGC 구단이 구단 비방을 이유로 김 감독을 재정위원회에 출석시키는 등 신경전이 펼쳐졌다.

그랬던 양팀이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눈앞에 두고 4강에서 만나게 됐다니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이번 4강도 6강과 마찬가지로 예상은 KGC쪽의 절대 우세다. 안그래도 전력이 강한데, 캐롯 선수들은 6강 5차전까지 치르며 녹초가 됐다. 쉬지도 못하고 곧바로 4강 1차전을 치러야 한다. 여기에 전성현이 돌아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제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단기전에서는 전력, 실력 외의 변수가 늘 발생한다. 이번 4강 변수는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든 감동적인 마무리를 해보겠다. 져도 잃을 것 없다는 캐롯 선수단의 마인드다. 그리고 KGC에게 어떻게든 앙갚음을 하겠다는 김 감독의 승부욕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감독은 칼을 꺼내면 무라도 써는 승부욕을 가진 지도자다. 시리즈 전체를 이기지 못하더라도, 1~2경기만 잡아도 KGC의 우승 가는 길에 장애물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다 캐롯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것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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