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을 오전에…생활패턴 따라 관객 선택권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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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학교 보내고 남편 출근시키고 문화생활 했습니다. 오전에!”
지난 1일 막을 내린 50대 여성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다시, 봄>을 본 한 40대 여성의 감상평이다. 조조영화도 아니고 뮤지컬을 오전에?
<다시, 봄>은 이례적으로 오전 11시 공연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3월15일 개막 때부터 저녁 공연을 두번(수·금)으로 줄이고 목요일 오전 11시와 금요일 오후 3시를 추가해 ‘마티네’(평일 오전 및 낮 공연) 시간대에 집중했다. 뮤지컬은 저녁(월 제외 주 6회) 공연을 중심으로 수·토·일요일(주 3회) 낮 공연이 통상적이다. 성인 뮤지컬에서 오전과 낮 공연 횟수(4회)가 저녁(3회)을 ‘역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기획 단계부터 주요 타깃인 ‘50대 여성’의 생활패턴을 분석해 시간대를 정한 과감한 시도였다. <다시, 봄> 총괄 프로듀서인 서울시뮤지컬단의 김덕희 단장은 11일 <한겨레>에 “설문에서 주부들은 주말과 평일 시간대 관람을 부담스러워했다. 50대 여성 고객을 분석했을 때 주로 직장인이거나 가정에서 육아하는 경우로 나뉘었고, 자녀의 연령에 따라 개인 문화생활을 하기 좋은 시간대를 판단했다”고 말했다.
중장년 관객들은 낮에 공연장으로 몰려들었다. 세종문화회관이 3월15일~4월1일 ‘<다시, 봄> 티켓 판매’(세종문화회관·인터파크티켓·예스24 예매자 기준)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평일 오전·낮 예매 비율은 27%(목 오전 11시 15%, 금 오후 3시 12%)였다. 이 시간대 공연을 예매한 이들 중 76%는 40대 이상이었다. 김 단장은 “공연 시간대 변화는 연령대별 선택권을 넓히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도가 특정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에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25일 부산에서 시작한 대형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도 수요일 외에 금요일 낮 시간대 공연을 비정기적으로 추가했다. 4월7일 오후 2시30분 공연을 시작했고, 5월26일 오후 3시 공연이 예정돼 있다. 5월1일 월요일 노동자의 날에도 오후 3시 공연을 마련했다. 이 뮤지컬을 홍보하는 클립서비스 노민지 팀장은 “부산이라는 공간 특징을 살리려는 시도다. 금요일에 1박2일로 공연도 보고 일상도 즐기는 개념으로 오는 관객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김준수가 주연한 대형 뮤지컬 <데스노트>도 화요일 낮에 비정기적으로 공연을 했다.
공연 시간을 쪼개어 연작 시리즈로 선보이는 방식도 등장했다. 지난해 6∼8월에는 ‘변론 시리즈’라는 주제로 러닝타임 각 60분 뮤지컬 두편(<괴테의 변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더 와일드의 변론: 거짓의 쇠락,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이 잇따라 무대에 올랐다. 같은 배우가 두 작품을 모두 연기하고, 관객들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반응이 좋아 지난해 9∼12월에는 ‘화가 시리즈’를 주제로 <모딜리아니>와 <에곤 실레>를 차례로 선보였다. 한승원 에이치제이컬쳐 대표는 “사람들이 평일 저녁에도 뮤지컬에 쉽게 접근하고 더 다양한 작품을 즐길 방법을 찾다가 연작 시리즈를 기획하게 됐다”며 “‘변론 시리즈’에 견줘 ‘화가 시리즈’는 매출이 약 20% 증가했다. 반응이 좋아 올해 11월 다시 공연한다”고 말했다.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뮤지컬의 이런 변화를 이끌었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데스노트>를 기획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뮤지컬 시장이 넓어지려면 관객들의 바뀐 생활패턴에 맞춰 변할 수밖에 없다. 재택근무 등 업무 환경도 다양해졌고, 반차나 연차를 쓰는 등 ‘휴식’을 취하는 것에 긍정적인 분위기이기에 앞으로 시간은 더 세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요즘 일요일 저녁 공연은 사라지는 추세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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