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옻칠 입다…아들, 아버지 입다 [e갤러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해가 떨어진 밤에도 바삐 움직이는 대도시 풍경.
그 부산함이 흑백사진에 진하게 담겼다.
하지만 그저 잘 찍은 사진이려니 끝내버린다면 대단히 아쉬울 거다.
사진작가 전현민(34)이 카메라로 포착한 장면에 칠예가 전용복(71)이 '옻칠'을 더해 완성했으니까.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작가 아들 작업, 칠예가 아버지 옻칠 더해
실크스크린 작업서 프린트잉크 대신 옻 투과
흑백의 깊이감 넘어 묵직하고 빛나는 색톤도
'옻으로 만든 세계최초 사진'…첫 협업전으로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해가 떨어진 밤에도 바삐 움직이는 대도시 풍경. 그 부산함이 흑백사진에 진하게 담겼다. 하지만 그저 잘 찍은 사진이려니 끝내버린다면 대단히 아쉬울 거다. 칠흑같이 까맣고 눈처럼 하얀, 저토록 깊은 대비를 만든 ‘작업비밀’을 놓치게 되는 거니까.
맞다. 저 사진은 특별하다. 사진작가 전현민(34)이 카메라로 포착한 장면에 칠예가 전용복(71)이 ‘옻칠’을 더해 완성했으니까. 빛과 어둠 사이 세련된 고독감을 녹여낸 ‘잠들지 않는 도시’(The City That Doesn’t Sleep·2023)를 앞세운 이들의 협업에는 ‘옻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사진’이란 타이틀이 붙었다.
기법은 ‘옻칠실크스크린’이다. 사진을 실크스크린으로 찍어내면서 프린트잉크 대신 옻을 입히는 거다. 좀더 구체적으론 “사진을 데이터로 분석해 망현판을 만들고 옻을 투과시켜 금속판이나 목판에 프린트한다”고 했다. 그 쉽지 않은 작업 덕에 흑백이란 명명만으로 뭉뚱그릴 수 없는, 더 묵직하고 더 빛나는 색과 톤이 나왔다.
사진가와 칠예가, 두 사람은 부자지간이다. 일백년 내다본 사진에 일만년 견디는 옻이 스며 시너지를 낸 배경이라면 배경이다. 시나리오작가로 활동하다 뒤늦게 사진에 뛰어들어 활약하는 아들의 작업이, 전통의 재현을 넘어 미래를 지향하는 아버지의 옻칠로 화룡점정을 달았다고 할까.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갤러리라메르서 여는 사진전 ‘사진+옻칠’(Photo+Nature Lacquer)에서 볼 수 있다. 인연이 각별하다는 배우 김미숙을 따라 그이의 일터인 라디오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작품들로 꾸린 ‘연인’ 전도 함께다.
오현주 (euanoh@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실업급여 받기 어려워지나…고용보험 수술실 열렸다
- 결혼 한 달 만에 아내에 19억 뜯긴 남편 숨져…유족 소송
- 尹, 강릉 특별재난지역 선포…"이재민, 피해 복구 지원에 만전"
- 3년간 딸 시신 김치통에 숨긴 친모…"일어나 보니 숨져 있었다"
- “입장료 30만원 스와핑·26명 난교…참여자는 처벌 못 해”
- 엄정화 "임원희와 사귀었다" 깜짝 고백
- '나는 솔로' 13기 광수, 돌싱 숨긴 순자 언급 "펑펑 울었다"
-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살아간다"..서울대생 할복 자살[그해오늘]
- "아, 내 재산 돌리도" 재혼男 가장 후회하는 이유 1위
- [단독] 한국무용 르네상스 이끈 무용가 김백봉 별세...큰 별 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