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힘으로 갑상샘 항진증 극복하고 감격 우승 김용태 “할 수 있다는 희망 되고파”[스릭슨투어]

김용태가 11일 군산CC에서 열린 KPGA 스릭슨투어 3차대회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김용태(24·스릭슨)가 프로의 자존심을 지켰다. 갑상샘 항진증을 극복하고 일궈낸 우승이어서 더 값지다.

김용태는 지난 11일 군산컨트리클럽 전주·익산 코스(파71·7143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스릭슨투어 3차대회(총상금 1600만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바꿔 1타를 줄였다. 1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기록해 김수겸(27)과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섰고, 강풍 속 치른 2라운드에서 침착한 플레이로 7언더파 135타로 1타차 우승을 거머쥐었다.

1,2차대회에서 국가대표인 장유빈(21·한체대) 조우영(22·우리금융그룹) 등 아마추어 선수들이 잇달아 우승을 따냈는데 김용태가 3차대회에서 프로의 자존심을 지켜낸 셈이다. 트로피를 들어올린 김용태는 “오랜만에 우승해 기쁘다. 대회장을 찾아오신 아버지 앞에서 우승해 더 좋다.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 가족과 GST산업 관계자들과 코치님들께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바람이 많이 불어 버디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안전하게 플레이하는 전략으로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2012년 국가대표 상비군, 2015년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용태는 아마추어 강자로 불렸다. 코리안투어에서 활약 중인 이재경(24·CJ) 윤성호(27·우리금융그룹)가 ‘국대 동기’다. 20019년 전국초등학교 골프대회 우승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김용태는 2012년 박카스배 중등부, 2015년 경남도지사배 고등부 등에서 우승을 따내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김용태가 11일 군산CC에서 열린 KPGA 스릭슨투어 3차대회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2016년 프로 전향 후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에 병원을 찾았다가 갑상샘 항진증 진단을 받았다. 호르몬이 과잉생성돼 체중 감소나 다한증, 피로감, 무기력증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방황도 했고, 치료도 받으면서도 골프 선수로서 꿈을 잃지 않은 김용태는 2019년 KPGA 챌린지투어 18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재기 가능성을 열었고, 이번대회 우승으로 선수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그는 “갑상샘 항진증 진단을 받고 체중이 20㎏이나 빠졌다. 무기력증과 우울증을 동반한 일종의 번아웃으로 골프를 포기할까 싶은 생각도 했다. 내 삶에서 가장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게 골프라는 사실을 깨달은 뒤 웨이트트레이닝과 일정한 생활패턴으로 극복하기 시작했다. 무기력증을 느낄 때마다 긍정적인 멘탈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는 김용태는 “갑자기 찾아온 호르몬 이상을 탓하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본다. 같은 병을 앓고있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