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스쿨존 참변 충격 속 ‘음주운전 살인죄 적용’ 서명운동

한국청소년정책연대 “과실 아닌 고의성 다분한 살인행위” 인식변화 촉구

한국청소년정책연대가 대전의 한 스쿨존에서 발생한 배승아양 사망사고를 계기로 음주운전에 살인죄 적용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한다. /뉴스1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음주운전을 하는 당신은 살인자입니다!’

9살 배승아양의 목숨을 앗아간 대전 스쿨존 참변으로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 강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한 청소년 인권·정책 관련 시민단체가 음주운전에 살인죄 적용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대는 “지난 8일 대전 서구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대낮에 음주운전 차량이 길을 걷던 초등학생 4명을 덮쳐 중상을 입은 한 어린이가 끝내 숨졌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어린이·청소년의 참극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음주운전을 살인죄로 처벌할 것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동참을 호소했다.

12일 이 단체에 따르면 2020년 9월 서울 서대문구에서 대낮에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하던 차량이 인도에 있는 가로등을 들이받으며 가로등이 쓰러져 6살 아이를 덮쳐 사망에 이르게 했다.

지난해 4월에는 부산에서 귀가하던 한 중학생이 음주운전 차량에 목숨을 잃었고, 같은 해 12월 서울 강남구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방과후 수업을 마치고 나오던 9살 어린이가 만취 상태로 운전하던 차에 치여 숨졌다.

청소년정책연대는 “민식이법이 있어도, 윤창호법이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음주운전 예방효과가 없다”며 “설상가상 헌법재판소가 2021년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하는 윤창호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후 운전자들은 마치 면죄부를 받은 듯 경각심마저 해제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음주운전은 절대 ‘부주의’나 ‘과실’이 아니라 ‘고의성이 다분한 살인행위’로 인식해야 한다. 유독 음주 범죄에 관대한 듯한 어른들의 잣대 속에 아이들이 계속해서 죽어가는 이 어이없는 상황을 보고만 있을 것인지 정부와 사회에 묻는다”며 “음주운전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처벌, 살인죄 적용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각계각층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2015년 창립한 한국청소년정책연대는 청소년정책 수립·집행과정과 결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사안별로 바른 정책을 제시, 청소년의 건전한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다.

choil@news1.kr